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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를 세워, 서서히 그리고 꾸준히조금씩이라도 나아가야
후회 없는 젊은시절 보내
목표 서야 열심히 할 수 있어
‘집중’하되 ‘집착’하지 말자
  • 중어중문학과 안재철 교수
  • 승인 2019.07.0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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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재 철중어중문학과 교수

수 년 전에는, 아라 축제기간에 학교 운동장에서 정문을 거쳐 지금의 영주고등학교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육상경기가 있었다. 학생과 교직원이 함께 어우러져 뛰는데, 처음에는 힘차게 달려 나가지만 정문을 벗어나 뛰지 않고 그저 걷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생들이었다. 뒤에서 서서히 뛰던 나는, 그들의 옆을 스쳐 지나면서 “걷지 말고, 조금씩이나마 뛰자!”라고 말을 건네곤 했다.

젊은 학생들보다 나이 든 내가 뒤쳐질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인데도 결승선에 도달했을 때는, 나보다 늦게 도착한 학생들이 상당히 많았다.

처음부터 욕심 부리지 않고, 서서히 그리고 쉬지 않고 뛰다보면, 나보다 건장(健壯) 한 사람도 넘어설 수 있다.

젊음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지만, 한 순간 세차게 달아올랐다가 곧 식어버리는 찰나적인 것이기도 하다.

나는 학생들에게 “지금 이 시기에 공부하라.”고 한다. 내가 젊었을 때 열심히 해서가 아니다. 목표를 따로 세워 지내지 못하고 그저 흘려버린 그 시절이 아쉬워, 나의 학생들에게는 “나와 같은 잘못을 저지르지 말라.”고 하는 말이다.

젊음은 격정적이기 때문에, 모든 행동은 그 젊음을 발산시키는데 맞추어져있다고 할 수 있다. “젊었을 때 놀지 않으면 언제 놀겠느냐?”며, “주체할 수 없는 젊음을 이리저리 흩뿌리고 다녀야 질풍노도와 같은 세찬 젊은 시절을 잘 지내는 것이다.”라고 고집한다면, 그 또한 하나의 삶의 모습이기 때문에, 틀렸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훗날 후회하지 않고자 한다면, 이 시기를 잘 보내야 한다.

돌아보니 젊은 시기의 1년은, 노년의 5년 또는 10년과 비견(比肩) 시기인 것 같다. 그 때는 단 한 차례 보아도 알 수 있었던 것을, 지금은 보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니, 완전히 내 것으로 익히려고 한다면 수 없이 많은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내가 어렸을 때, 당시 대학교수이셨던 아버님께서 “지금 공부해두어라. 나중에는 힘들다.”라고 하셨던 말씀을, 내가 아버님의 연세와 같은 나이가 되어 이제야 알게 되었다.

모든 사람은 일생동안 겪어야할 고생의 양이 정해져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젊어서 고생스럽지만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나이 들어서는 편하고 여유롭게 인생을 즐길 수 있지만, 젊어서 노는 것에 빠져있던 사람은, 나이 들어 남의 눈치를 보거나, 살기 위해 비굴하게 남의 종기까지 빨아주기에 쉴 틈이 없어야 한다.

대학입학이 모든 것을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힘든 고교 3년을 지나 이제 겨우 출발 점에 섰는데, 대학에 입학했다고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말에 현혹되지 말라. 학생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니다. 아는 것도 없는 주제에 학생들 앞에서는 학자연하고자 거짓으로 꾸미는 교언영색(巧言令色)일 뿐이다.

어디로 갈 줄도 모르고, 무작정 열심히 살 수는 없다. 목표가 서야 열심히 살 수 있는 것이다. 하루 빨리 미래에는 무엇을 하고 살지, 나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고민하고 미래를 구상하라. 구상하여 매진할 목표가 생겼다면, 그저 할 뿐, 욕심 부리며 안달복달하지 말라.

담배를 피우지 않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으면 담배가 더 생각난다. 억지로 피우지 않으려고 의도하면 의도할수록 더욱 끌려간다.

그저 놓아야 그것에서 벗어날 수 있다.

마음을 집중하되 그것에 집착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지만, 집중한다는 이름으로 집착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그저 계획한대로 열심히 하면 그만이다.

“이것을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라거나 “과연 미래에도 이 공부가 쓰일 수 있을까?”를 걱정하지 말라. 세상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했던 공부는 스스로의 것이 되고, 스스로 하나씩 알아 갈 때면, 그 순간순간이 즐거울 것이니, 이것이 바로 정신이 살찌워지는 행복이다. 젊은이들아! 당당한 노년을 위해, 정직하게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청춘시기를 보내기 바란다.

중어중문학과 안재철 교수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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