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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읽고 웃음짓는 사람 많았으면>> 당선 소감
유세은 물리학과 1

우선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선을 바라고 낸 글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제주에서 쓴 글들을 엮어 아무래도, 그게 설령 심사위원일지라도 누군가가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낸 글입니다. 그것이 당선으로 이어질 줄이야. 영원히 한글파일 안에 갇혀 있었을지도 모를 제 시들이 방긋방긋 웃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제가 낸 글은 전부 제주에서 적은 것입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와서 적은 것도 있고, 대학생이 되어 적은 글도 섞여있습니다. 제주는 선물 같은 곳입니다. 당장 고개를 돌리면 축축하고 짠 바람이 있고 그 옆에서 제가 시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비합니다.

 당선작은 지금 이 순간에도 뜨거움을 즐기고 있을 친구 다은이에게 주기 위해서 쓴 시입니다. 이 시로 당선되어 더욱 뜻 깊게 생각합니다. 더 큰 배움을 위해 배우고 있는 모든 내 친구들을 사랑합니다. 더불어 우리 엄마 아빠 정말 사랑하고 고맙습니다. 세상의 행운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쏟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어릴 때 누군가 너는 누구 편이냐고 물으면 이기는 편이라고 했습니다. 이제는 나를 웃게 해주는 편이라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시를 웃기게 쓸 겁니다. 나도, 당신도 눈물이 난다고 해도 웃다가 났으면 좋겠습니다.

곧잘 숨이 차는 저에게 시는 산소라기보다 그걸 다급하게 잡으려는 손가락 같은 존재입니다. 그렇게 끈질기게 시를 붙잡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 당선

                                    달디 단, 시나몬 롤

                                                       유세은(물리학과 1)     

시야

단이를 쓸 거면
시나몬 롤 같은 거로 써봐 


너는 그런 것 참 잘 할 것 같애

단아 네가 묶은 적 없는
양갈래 머리가
답답한 교실의 실크 커튼 같아

커튼을 열어젖힐 때도 너는 그냥 하지 않잖아
맨 뒷자리의 친구가 제대로
카디건을 걸치고 있는지를 확인하잖아
이 멋진 친구야

양철 테이블 아래에서 종아리를
동동거리는 네가 멀리서 보여
여기는 제주
거기는 서울이야 너는 아주 열심히 밥을 먹을 거야
그러면 나는 눈을 맞출 거야 이 멋진
콩나물국밥 집 유리창 너머로

매일 보는 코사인이 너는
꽤 귀엽다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지?
너는 나랑 단 한 번도 비슷한 생각을 한 적이 없으니까

일러스트 이재윤

재미있는 콩나물국밥 같은 친구, 너는 아주 단 시나몬 롤의
단맛 같은 사람

귀여운 양갈래로
설탕을 잊어버리고 있는 사이,
열심히 사인과 코사인의 사랑을 응원하는 너,
단이

교실의 커튼을 열면 보이는,
교가에도 나오는 그 산의
꼭대기에 서 있는 너

그 등선 위를 지나가는 열매빛 비행기를 타고 있는 너,
단이

 

제주대신문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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