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9.11 수 20:18
상단여백
HOME 백록문학상
꾸준한 시쓰기 통해 감정 전하고 싶어>> 가작 소감
고은아 국어국문학과 3

부족한 시를 좋게 봐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일기장을 보여준 것 같아서 부끄럽다.

누군가는 내 단점을 지나치게 수비적인 성격이라고 한다.

나는 솔직하지 못해서 말수가 적었고 표현하는 것이 어려워 부끄러움이 많았다. 솔직하면서도 전부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시였다.

나는 말이 없었고 시는 수줍었다.

시라고 하면 어려웠고 일기를 쓴다고 생각하니 조금 편했다. ‘옷장을 통해서’가 잘쓴 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과가 좋았던 것은 내려놓은 감정이 잘 전달되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시를 쓰는 동안은 무의미한 것들이 없다. 시간과 공간은 살아있고 지나간 것들도 돌아와 한참을 머문다. 무기력한 나를 자꾸 깨우는 것 같아서 머리가 아프다가도 살아있는 것에 문득 설렌다.

어렵고 모르는 것이 많은 세상에서 나는 더 작아진다. 꾸준히 시를 쓴다면 서툰 욕심보다는 작은 것들에도 마주 보는 감정을 전하고 싶다.

부족한 글을 믿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제 곁에 소중한 사람들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시를 사랑하는 것을 업보로 삼았다고 하신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시 가작

                                                                   옷장을 통해서           
                                                                                                                                고은아(국어국문학과 3)

 

그는 옷장을 자주 열어보곤 했다
혹시라도 그녀가 숨어있진 않을까 하고

아직도 숨바꼭질이나 하는 줄 아나보다

무엇도 남아있을 이유가 없는
옷장 안에는 버리지 못 한 허물이나

일러스트 이재윤


사랑이나 구원을 외치던 모습만 덩그러니

마음에 두고두고 담던 버릇을 고치지 못 했나보다

트와일라잇 향이 매섭게 번져 있었다
오래 간직하지 못 한 채 어렴풋이 떠오르겠지


길에서 우연히 맡으면 발걸음도 못 떼고 말이야

까만 눈이 총총 떠 있었고
사랑 받을 거라던 보조개
내가 만든 눈물점까지도
이제는 코끝에서 머물렀다

울 것 같으면서도 울지는 않던

숨어있길 좋아하던 옷장을 통해서
그녀는 멀리멀리 달아났다

제주대신문  webmaster@jejunu.ac.kr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