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과 관광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오름
문화와 역사,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곳

억새가 펄럭이는 언덕에 해가 뜨고 있다.
새별오름을 방문한 관광객이 하산로를 통해 내려오고 있다.

 

흔히 제주하면 생각나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귤, 바다, 한라산 등 여러가지 이미지가 떠오른다. 하지만 오름을 첫번째로 제주의 이미지로 꼽는 사람을 드물다. 그만큼 아직 오름의 매력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생화산이라고도 불리는 오름은 큰 화산의 옆 쪽에 붙어서 생긴 작은 화산으로 제주방언이다. 제주는 오름의 왕국이라고 불릴 만큼 약 368개의 수 많은 오름이 있다. 전 세계와 비교해 봤을 때도 손에 꼽히는 오름군을 형성하는 지역이다. 오름은 화산 분출물의 성질에 따라 화산 쇄설구, 응회구, 용암 원정구로 분류된다. 

화산 쇄설구는 분화에 의해 공중으로 방출된 화산 쇄설물이 화구 주변에 쌓임으로써 형성되는 화산체이다. 응회구는 마그마의 분출에 외부의 물이 영향을 미치는 수성 화산 분출에 의해 형성된 화산체이다. 용암 원정구는 점성이 높은 용암이 분화구 밖으로 서서히 밀려 나오면 유동성이 작아져 빨리 흐르지 못하고 분화구 주변에서 다소 퍼지며 쌓여 형성된 반구 모양의 화산체이다. 

동시에 고려시대 항몽, 일제강점기, 4ㆍ3 사건 등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처럼 수백개의 오름들은 제 각기 뚜렷한 특징과 역사를 갖고 있다. 그 중 널리 알려졌지만 그 속은 잘 알지 못하는 독특한 특징과 역사를 가진 제주의 대표적인 오름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새별오름 정상 위에 있는 표석

◇새별오름, 그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다

새별오름은 멀리서 보면 때 묻지 않은, 잘 다듬어진 산 봉우리와 같다. 가까이서 보면 웅장하고 가파른 형태에 살짝 주눅이 들기도 한다. 새별오름은 초저녁 외롭게 떠있는 샛별의 모습을 지녔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외형은 별보다는 반달이 더 잘 어울린다.

해발 519.3m, 높이 119m인 새별오름의 분화구의 형태는 복합형이다. 오름은 오르는 입구에서 부터 30분 간 가파른 경사를 넘으면 빠르면 20분 늦으면 30분에서 정상에 도착할 수 있다. 정상의 5개의 봉우리는 서로 이어지면서 근처의 오름으로 연결되어 있다. 정상에는 한글로 새별오름이 새겨진 표지석이 있다. 화려한 경관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관광객들에게 여기가 정상이라는 안내기능을 하기도 한다. 정상에 오르면 주변의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라산 방향으로는 바리메오름과 다래오름 등 많은 오름들이 보인다. 바다 방향으로는 비양도가 눈에 띈다. 새별오름의 서쪽 등성이는 매우 가파르다. 내려가는 길의 동쪽은 서쪽과 비교해 완만한 편이다.

◇몽골세력을 끌어내리며

새별오름일대는 목호의 난 당시 최대의 격전장이었다. 목호는 고려때 제주에서 말을 기르던 몽고인을 지칭하는데 역사적인 배경을 살펴보자면 삼별초가 몽골과의 싸움에서 패배한 후 제주는 실질적인 원나라 지배하에 들어간다. 후에 목마장을 설치해 목호를 보내어 소나 말등을 기르게 했는데 1294년 탐라가 고려에 반환되면서 탐라의 이름은 제주로 바뀌었고 고려의 관리들이 제주를 다스리게 됐다. 이러한 와중에 공민왕 때 고려는 명나라와 우호관계를 맺고 제주의 말을 명나라의 보내기 위해 제주의 말을 징발한다. 이에 목호들은 원나라의 적인 명에 말을 보낼수 없다하여 1374년 난을 일으켰다. 최영 장군을 필두로 난을 평정하도록 고려는 군사를 제주에 보내 금오름과 새별오름으로 이어지는 어름비벌판 격정잔에서 목호들과 전투를 치뤘다. 목호들은 법화사를 거쳐 서귀포 범섬에서 최후를 맞는다. 이로써 제주는 몽고의 실질적인 지배에서 벗어나게 됐다.

한림에서 새별오름에 이르는 광활한 어름비벌판에서 싸운 전투는 “칼과 방패가 하늘을 덮었고 간과 뇌가 들판을 덮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치열한 전투였다고 기록된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리는

새별오름은 제주도민과 많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사랑받는 대표적인 오름이다. 오름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흔히 시간대비 만족도가 가장 높은 오름중 하나라고 불려지기도 한다. 억새가 만개한 가을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새별오름은 사계절 언제 가도 좋은 오름이다. 탁 트여 자연이 펼쳐진 사방의 풍경은 건물에 둘려쌓여 일하는 도시인들에게 시원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또한 새별오름은 일반인들에게는 정월대보름 들불축제로 많이 알려져 있다. 매년 봄이면 오름을 뜨겁게 태워 무사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고 인간과 자연의 하나됨 속에 행사가 진행된다. 들불축제 기간에는 많은 인파가 몰려 제주도민의 절반이 이곳에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보니 푸드트럭 또한 제주도에서 손꼽힐 정도로 많이 모여있다. 온갖 종류의 맛있는 음식들이 오름을 오르고 내려오는 사람들에 눈과 코를 유혹하기 쉽다. 하산로에 자리를 잡은 악세사리를 파는 푸드트럭 사장님은 일정 수입을 가난한 학생들에게 가방을 선물하는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새별오름은 역사와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리는 보통의 오름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곳이다. 아직 오름에 가보지 않았다면 역사와 자연 그리고 사람냄새나는 새별 오름을 첫 오름 행선지로 선택하는 것이 어떨까.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