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림일문화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 촉구 위해 진행
식민시대의 악행 반성없는 아베정권 규탄

8월 4일 제주시청에서 일본군 ‘위안부’기림일 제주 문화제가 진행되고 있다.

“화해는 가해자가 제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화해를 요구한다면 그것은 폭력이다.” -영화<김복동>에서 배우 한지민의 내레이션- 

8월 8일 영화 <김복동>이 개봉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김복동을 중심으로 그린 이 영화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인권운동가, 평화운동가의 길을 걸어오신 27년간의 여정을 그린 영화다. 영화 <김복동>은 역사적 사실을 꼬집고 현대인들이 애써 외면해왔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마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함으로써 아직끝나지 않은 역사의 현 주소를 시사하고 있다. 

◇세상에 나온 용기

1990년 우리나라의 37개 여성단체가 모여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결성하고 일본정부의 문제를 해결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김학순 할머니는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사실을 처음 공개했으며 1992년 1월 일본 총리 방한을 계기로 첫 수요시위가 진행됐다. 김학순 할머님의 용기를 받아 240명의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증언이 이어졌다. 시민사회단체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의 활동에도 일본은 10억엔을 지급해 화해치유재단 설립을 ‘지원’하면서 책임을 다한 듯 행동했고 일본군 성노예 문제는 ‘최종적·불가역적 해결’이라고 지칭했다. 

가만히 있을 수 없던 전국의 청년들은 2013년 ‘평화나비 네트워크(평화나비)’준비 위원회를 꾸렸다. 위안부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을 되찾고자 서울ㆍ경기ㆍ광주ㆍ부산 등 전국 10개 지역에 지부를 설립했다. 이에 평화나비 네트워크는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활동중이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윤미향(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씨는 “이 문제를 한일간의 정치적인 아젠다가 아닌, 보편적인 여성인권 이슈로, 평화의 문제로 아시아 여성들과 함께 연대하고, 세계 여성인권운동가들과 함께 연대하면서 지난 29년 동안 활동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진행된 기림일 문화제

일본정부에게 사과를 요청하는 목소리는 제주에서도 이어졌다. 제주평화나비(대표 정연일)는 8월 4일 일요일 제주시청 조형물 앞에서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기림일 문화제를 진행했다. 행사는 오후3시 사전부스를 시작으로 오후 5시 본행사로 이어졌다. 기림일 문화제는 ‘김학순의 용기, 제주에 울림을 일으키다’의 준말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고(故) 김학순 할머니를 기리는 행사다. 2017년 12월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ㆍ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면서, 매년 8월 14일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이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평화나비측은 문화제시작에 앞서 “기림일 문화제는 세상을 변화시킨 김학순 할머니의 용기를 기억하고, 반성 없는 아베정권에 대한 규탄, 전쟁 없는 평화를 위한 실천과 행동,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연대”를 선언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 전시, 김학순 할머니와 함께 사진을 찍어 인화할 수 있는 포토존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서명운동도 진행됐다.

본 문화제는 식전 행사를 길트기 풍물놀이를 시작으로 ‘바위처럼’반주에 맞춘 율동,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증언영상, 자유발언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시민들은 할머니의 최초 공개행동을 모티브로 ‘나에게 용기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시민들의 발언으로 이어졌다.

정연일(제주평화나비 전체대표)씨는 “현 일본이 자신들의 식민시대 악행을 인정하지 않고 북한은 핵 문제, 남한은 경제문제로 압박하고 있다”며 “남북의 분단으로 살을찌우고, 이간질하며 다시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범죄행위는 단죄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고요성(정치외교학과 3)씨는 “제주에서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기획했던 행사라 더욱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본 정부는 아직도 아시아의 패권을 쥐려 하고 있으며 미국과 협업하여 아시아의 평화보다 자신들의 위상과 이익만을 증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용기란 머리로만 사고하는 게 아닌 가슴으로 느끼고 행동으로 옮겨야 진정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김학순 할머님의 용기는 현재도 살아 나비처럼 우리에게 숨 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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