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박윤정 오름알리미

박윤정 오름알리미

▶오름을 좋아한 계기는.

아버지와 어렸을 때부터 집 근처 관악산을 많이 다녔다. 악바리 근성이 있어 정상을 찍을 때까지 포기하는 법을 몰랐다. 2013년 여름에 제주에 와서 동검은이오름에 처음 올랐다. 탁 트인 풍경에 넋을 잃을 정도로 너무 좋았다. 그 이후로 한 달에 한 번 제주에 내려와 오름에 올랐다. 한 번 왔을 때 10개 정도 오름에 올랐을 정도로 오름에 미쳐 살았다. 개수에 집착하기도 하기도 했고 올랐던 곳은 가급적 피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신경쓰지 않고 오름에 오른다. 정확히 세 보지는 않았지만 약 180여개의 오름을 오른 것 같다.


▶오름에서 겪었던 인상깊은 에피소드는.

많은 오름을 오른 만큼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다. 제주에 가는 비행기를 탔을 때였다. 공항상태에 따라 바로 착륙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기장님이 차귀도 까지 돌아 시간을 보내고 착륙을 했다. 그 순간 하늘에서 많은 오름들을 볼 수 있었다.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계속 찍었던 기억이 있다. 마지막에 하차해 기장님이 내리실 때 까지 기다린 뒤 감사인사를 드렸다. 그 때 이후로 항상 창가에 앉으려고 한다. 군산오름에서 패러글라이딩 한 것도 기억이 남는다. 평소 오름에 올라 볼 수 있는 시야가 한정돼있다. 패러글라이딩을 해 하늘에서 내려다 본 오름이 정말 예뻤다.

한 번은 오름을 오르다 큰 개가 무섭게 따라와 도망치다 길을 잃었다. 한 참을 헤맸는데 멀리서 트럭 한 대 가 오더니 곧 해가 저문다며 얼른 타라고 하셨다. 길치라 길을 잃을 때가 많은데 매번 오름에 올 때마다 도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 명함을 받고 내가 쓴 책과 간식거리를 택배로 보내드리곤 했다. 지금도 제주에 오면 자주 뵙는 분들이 많다.

가장 기억에 남은 일은 17년도에 KBS1에서 제작한 ‘화산섬 오름꽃’ 다큐멘터리 촬영을 했을 때다. 오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출연을 해 제작진 분들과 짧은 기간 동안 많은 오름을 다녔다. 방송이 나간 후 나를 알아본 사람들이 있어 놀라기도 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오름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싶다. 나 혼자 보기는 너무 아까운 것 같다. 많은 사람들과 오름에 관한 좋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싶다. 많이 부족하지만 오름을 육지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사진전을 2번 열고 책을 내기도 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내가 올랐던 오름의 그 순간을 간직하고 싶기도 하고 변하기 전의 모습을 남기고 싶어 시작했다. 병원에서의 전시회는 더욱 기억이 남는다. 거동이 불편한 입원환자들이 내 오름 사진을 보고 ‘마치 제주에 와있는 기분이다, 정말 고맙다’며 말씀해 주셨을 때 정말 뿌듯하고 감사했다. 최종 목표는 서울에서 오름을 아카이브식으로 텔레비전을 여러대 두고 영상물로 오름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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