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의 모습은 달구어진 팬 위의 콩같은 모습이다. 다양한 이유로 대학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시간강사법 시행으로 대량의 시간강사 해고 사태가 일어났고, 대학 교수의 강의 부담도 커졌다.

대학 정기 종합감사를 앞두고 관련 자료 취합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학기 초의 분주함에 감사 자료 작성으로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예전 감사에서는 없었던 서류 작성이 이루어지고, 마치 대학 교수를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교육부에서는 인구구조의 변화와 4차 산업혁명 대응 대학혁신을 지원하고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한다고 하지만, 4대 정책방향과 7개 혁신과제를 보면 자율성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진행은 이미 중국에 뒤처진 지 오래고 공유경제를 위한 법과 제도,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입학자원의 감소로 인해 추진되는 전국 대학의 구조조정은 사회적 합의와 합리적인 대안 제시 없이 학문의 안정성과 다양성에 대한 논의는 사라지고, 정부의 입맛에 맞게 대학을 변화시키려 한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갑질과 성폭력 문제, 연구비 비리로 대학 사회는 적폐세력이 되었다. 대학입시에 대한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학부모, 예비 수험생, 대학 사회에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도 보게 된다.

 정치적 이념에 따라 학문의 순수성은 오염되고, 연구의 윤리와 진실성은 가려지고 변색되어진다. 모 장관 후보자의 임명에 대한 적합성 여부에 대해 대학가에서 촛불시위가 열리고 있고, 대학교수들이 시국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인턴 2주를 수행한 고등학생이 번역을 통해 국제저명 학술지의 제1저자가 될 수 있다는 비상식이 상식이라는 일부 집단의 몰상식 모습도 본다. 2년 이상의 대학원 학위과정 동안 데이터와 논문 작성을 위해 밤늦게까지 연구에 몰두하지만, 논문 1편도 작성 못한 연구원은 능력 없는 연구원이 되는 세상이 되었다. 아니, 연구원으로 하여금 2주 동안의 연구를 통해 논문 성과가 도출되도록 할 수 있는 능력있는 교수가 되지 못한 나의 모습도 본다. 다행이 논문이 철회되어 연구의 진실성이 회복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선조들을 보면 자신의 학문적 가치관을 위해 목숨도 걸고 치열하게 토론하지만 승복했던 모습이 그립다. 자신의 정치적 이념에 따라 진실이 변질되는 모습은 두렵다. 세상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고 시대를 선도하도록 학문에서 길을 찾는 사람과 밤늦도록 연구하며, 새로운 현상의 이유를 설명하고자 하는 연구자의 땀이 인정받는 사회를 꿈꾼다. 나라다운 나라, 대학다운 대학, 연구자다운 연구자가 상식인 사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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