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와 방학을 가리지 않고 알바하는 학생들
나를 위한 삶 아닌 살아남기 위한 시간 보내고 있어

추석연휴에도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씨의 모습.

추석 연휴 모두가 집으로 향할 무렵 제주시내 인근 가게들은 환하게 빛을 발하고 있다. 가게 안에는 분주하게 움직이는 아트바이트생들의 모습이 가득하다.  

그들이 귀향길에 오르지 않고 근로 현장으로 발걸음을 할 수밖에 없던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교육연구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4년제 사립대의 연간 평균 등록금은 737만 원, 국립대는 421만 원으로 나타났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 ‘2학기 등록금 마련 실태’를 조사한 결과 △등록금 마련 △생계비 마련 △진로 모색 △취업 준비 △군 입대 순으로 조사됐다. 또한 ‘등록금 등 자신의 학비가 가족과 자신에게 경제적으로 부담이라고 생각하는가?’를 질문한 결과 48.1% 학생이 ‘부담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주로 언제 아르바이트를 했냐는 질문에는 65.0%에 이르는 대학생들이 ‘학기와 방학을 가리지 않고 항상 알바를 했다’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제주시청 인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윤씨는 “아르바이트를 대체하거나 휴무를 선택할 수 있었지만 타지 생활에 필요한 생계비를 충당하기 위해 고향으로 귀경할 수 없었다. 국립대학이라 상대적으로 학비는 저렴한 편에 속하지만 타지에서 생활하는데 필요한 생계비가 필요하더라”고 전했다.

시청 부근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씨 또한 “별도로 용돈을 받지 않고 생활하기 때문에 성적장학금을 매 학기 받아왔다. 지난 학기 성적장학금을 놓쳐 이번 학기는 등록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다”며 “결국 제주에 남아 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이런 상황에 놓여있지만 기성세대들은 여전히 그들을 외면하고 있다. 제주도청과 제주대학은 청년들을 위해 장학금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다는 지적도 있다. 

최씨는 “쓰임새를 줄여가며 생활하라는 어른들에 말에 가끔 화가날 때가 있다. 생활비, 집세를 감당하면 학교 가는 시간보다 아르바이트 현장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을 수밖엔 없다”며 “대학생활의 절반이상을 알바하고 취업하기 쏟아부은 대학생들은 이번 조국 법무부장관 사태를 보며 특권층들의 부당함에 더욱 분노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업과 생계의 줄타기속에서 언제쯤 마음 편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을까. 그들은 오늘도 ‘나를 위한’삶이 아닌 ‘살아남기 위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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