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해 무기력을 이겨내야”
“자신감을 갖고 자존감 있는 사람이 됐으면”

≫ 무엇을 간절히 바라고, 얻기 힘든 기억을 가진 이종범 작가

이종범 작가가 강연하고 있다.

교육혁신본부(본부장 김치완)에서 주관하는 문화강좌인 ‘문화광장’은 9월 18일 아라뮤즈홀에서 이종범 작가를 초청, 강연을 진행했다.

이작가는 유명웹툰 ‘닥터 프로스트’의 작가로 이번 강연에서 ‘심리학과 스토리 텔링으로 알아보는 주인공의 법칙’이라는 주제로 학생들에게 다가갔다. 다음은 주요 강연를 요약했다.


◇웹툰작가가 된 계기 

8살 떄 처음으로 드래곤볼의 한 장면을 트레이싱(그림을 베껴서 그리는 것)한 것이 친구들에게 좋은 평을 받으면서 만화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이에 중학교 때 만화가의 어시스트로 들어가 전업 만화가의 길을 걸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같은 동네에 살던 만화가 아저씨의 조언을 듣고 공부를 병행해 연세대학교 심리학과에 들어갔다. 이 때 잠시 그림이 지겨워져서 음악쪽으로 눈을 돌렸었다. 결국 취업 시즌이 돼 만화가 나의 길이라고 생각해 웹툰 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작품에서 주인공 찾는법

 스토리가 있는 무언가를 처음 접했을 때 모든 사람들은 공통된 행동을 한다. 주인공을 찾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주인공을 찾을까. 작가들은 사람들이 주인공을 찾기 쉽게 만들었다. 

만화에서 재밌는 작품들은 모두 공통점이 있다. 누군가 무엇을 간절히 바라고 그것을 얻는 길이 힘들다는 것이다. 인생에서 가장 기억나는 일은 행복했던 것 보다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고 얻기 힘들었던 기억이다. 우리는 작품에서 이 점을 통해 주인공을 찾는다. 주연과 공감대가 형성돼 자신의 이야기처럼 느끼게 된다.


◇이야기가 재밌는 이유

모든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한다. 그것에 대해 확신한다. 지구인이 하루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무엇일까. 정답은 더 자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그 말은 다른 뜻으로 무언가를 바란다는 말이다. 사람은 하루에 적게는 400개에서 많게는 1000개 가량 무언가를 원한다. 이 중 실천하는 것은 2%다. 사람들은 하고 싶어 하는 것은 많지만 정작 실천하는 것은 얼마없다. 

이야기 속에서 독자들은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주인공이 슬퍼하면 같이 슬퍼하고 기뻐하면 같이 기뻐한다. 이야기에서는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것들을 대리만족 시켜준다. 그것이 사람들에게 재미를 준다.


◇작은 일부터 실천해라

가장 좋아하는 인물은 심리학자인 ‘마틴 셀리그만’이다. 마틴은 개를 대상으로 실험한 적이 있다. 전기가 흐르는 방에 개를 가두고 전기를 흐르게 한다. 자극을 피하기 위해 탈출 시도를 하지만 빠져나갈 방법이 없음을 깨닫고 포기한다. 이후 전기충격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줬다. 개는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은채 가만히 고통을 받는다. 이를 ‘학습된 무기력’이라고 하며 사람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사람의 뇌는 성공했던 기억을 질보다 양(빈도)을 우선으로 기억한다. 큰 노력 없이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실천을 하다보면 조금씩 더 큰 일을 할 수 있다. 그게 반복되다 보면 학습된 무기력을 이겨낼 수 있다.


◇자존감 있는 사람이 돼라

자기사용설명서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관심있는 분야에 대해서 파악하려 한다. 나는 운이 좋게도 자기자신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취미였다. 문제가 다가오면 화가나 있는 나를 보며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한계가 다가왔을 때 나의 바닥과 최상을 보며 자기사용설명서에 한줄씩 적었다. 그것이 나에대해 파악하는데 도움이 됐다. 나에대해 점차 파악하게 돼 이겨냈다.

지난 6~7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고민스런 질문을 받아왔다. 질문의 내용들은 가지각색이지만 결과는 모두 같았다. 엑스트라의 삶을 살고 있는 것 이다. 어릴 적 누구나 자신이 주인공이 된 느낌을 받았을 것 이다. 언젠가부터 간절히 바라고 원하는 것이 사라지지 않았는가. 요즘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이 많다. 자신감을 갖고 자존감 있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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