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20.2.18 화 12:34
상단여백
HOME 학술 한권의책
식량쇼크, 값싼 식량의 시대는 끝났다
  • 김화년  산업응용경제학과 교수
  • 승인 2019.09.25 19:00
  • 댓글 0
식량 쇼크, 값싼 식량의 시대는 끝났다(씨앤아이북스,2012), 김화년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첨단의 21세기에 식량 문제 이야기를 한다면 구시대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오히려 농업과 식량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왜 식량 문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을까? 4차 산업혁명으로 기계가 우리의 직업을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결국 자신이 먹을 식량은 스스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간의 본능을 깨우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먹거리가 수북이 쌓여있는 마트에서 장을 보는데 익숙한 젊은 세대에게 보릿고개와 같이 식량이 부족할 것이라는 것은 남의 이야기로만 들릴지 모른다. 하지만 오히려 21세기에 식량쇼크(food shock)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진 것은 아이러니하지만 사실이다. 따라서 본인의 저서인 식량쇼크를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에서는 주로 식량쇼크 발생 원인과 향후 전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식량쇼크란 신흥국, 바이오연료 등의 수요가 크게 증가한데 반해, 기상이변 등으로 공급 불안이 빈번이 발생하여 식량가격이 급등하고 식량을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2007~2008년과 2010년, 2012년에 식량위기를 경험했다. 기후변화로 인해 기상이변의 발생 빈도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식량쇼크가 발생할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식량 생산국들은 점점 식량을 무기화할 것이고, 식량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커진 만큼 글로벌 헤지펀드 등은 식량에 대한 투기 거래를 늘릴 것이다. 결국 가까운 미래에도 식량 가격의 상승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내용 중에서 아이티의 진흙쿠키와 러시아 곡물수출 금지의 나비효과, 이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 싶다. 첫 번째는 2007년 식량 가격 급등 시 아이티의 다수의 사람들은 진흙 쿠키로 허기를 달랜 비참한 사례이다. 진흙 반죽을 만들어 거기에 물과 소금, 그리고 약간의 마가린을 넣어 햇볕에 말린 진흙 쿠키가 가난한 아이티 사람들의 식량이 된 것이다. 노벨경제상 수상자인 미국 시카고대학의 개리 베커 교수는 식량가격이 1/3 이 상승하면 부국(富國)은 생활수준이 3% 하락하나, 빈국은 20%나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해 저소득 국가들이 어려워 질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두 번째는 러시아의 밀 수출 금지로 인해 2011년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MENA)에 민주화 물결, 즉 아랍의 봄이 일어나게 된 나비효과 사례이다. 2010년 여름 러시아는 자국 내 밀 생산 급감으로 인해 수출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국제 밀 가격이 오르고 이집트 등 중동 국가들은 러시아로부터 밀 수입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집트 내 밀 재고량이 크게 낮아지면서 빵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이집트 시위대의 반정부 시위 구호도 처음에는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이 아닌 ‘빵을 달라’는 것으로 시작했다. 결국 2011년 중동 지역이 민주화된 것은 러시아의 밀 수출 금지 조치의 나비효과라 할 수 있다. 이는 식량 문제가 전 세계에 중요한 문제로 파급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9년 현재 식량가격은 안정적인 편이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과 같이 값싼 가격으로 식량을 구매할 수 없게 된 것은 확실하다. 과거 이코노미스트지가 주장한 것처럼 ‘값싼 식량의 종말’이 다가온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식량이 에너지와 광물처럼 희소성 있는 자원임을 인식하고 식량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김화년  산업응용경제학과 교수  webmaster@jejunu.ac.kr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