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선주 오르머 대장

인터뷰- 윤선주 오르머 대장 

윤선주 오르머 대장

▶소개 한마디.

오르머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제주에서 오름을 함께 오르는 젊은층(2030)의 모임이다.
한 달에 한 두 번 날짜를 정해 모임을 공지하고, SNS를 통해 인원을 모집한다. 오르머에서 나는 대장역할을 맡아 모임을 이끌고 있다.  적정한 날을 정해서 어느 오름에 갈지를 정하고, 오름에서 무엇을 하면 재미있을지를 생각한다.  그래서 매번 가는 오름이 다르고, 회차별로 컨셉을 달리해서 진행한다. 구상이 완료되면, 직접 포스터를 만들어서 저의 인스타그램 혹은 오르머 공식 계정으로 홍보하고 사람을 모집한다.  처음 생각할 때부터 조금은 덜 폐쇄적이면서 강제적이지 않은,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방향으로 시작했다. 그래서 모임을 구성하는 정확한 인원은 없으나 모임을 개최할 때마다 매번 다른 인원으로 13명에서 15명 정도 함께하는 것 같다. 그리고 거의 모인 인원의 90%가 제주에 거주하고 있는 분들이며, 나머지는 제주 한달살이 하는 장기여행자들이나 모임날짜에 일부러 여행오신 분들도 있다.

▶오르머를 만든 계기는.

제주 자연 중에 내가 가장 매력적으로 느끼는 것이 오름이다. 힘들게 오름에 올라가 정상에서 탁 트이는 풍경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맞을 때 그때 기분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내가 좋아하는 이 오름의 풍경과 느낌을 다른 사람과도 함께 느끼고 싶어 오르머를 만들게 됐다. 또 유명하지 않은 오름들은 길이 닦이지 않고 외진 곳이 많아 여자 혼자 가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느꼈고, 오름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많이 만나고 싶어서 만들게 됐다.

▶오름을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오름을 좋아하는 이유를 꼽아보면 첫 번째, 비슷한 위치에 있는 것들이라도 각각이 독립화산체이기 때문에 어떻게 화산폭발이 이뤄졌냐에 따라 생김새가 제각각이다. 비슷한 위치에 있더라도 올라가서 보이는 풍경들이 다 달라서 다채로운 매력이 펼쳐진다.

두 번째는 탁 트인 풍광이다. 지붕뷰, 밭뷰, 방풍림뷰 등 아기자기하고 알록달록한 제주의 풍경들을 모아 볼 수 있다.세 번째는 올록볼록 부드러운 곡선미이다. 오름에 올라가 맞은 편 오름들을 바라보며 손가락으로 능선을 따라가보면 그 곡선미를 느낄 수 있다.

▶활동하면서 있었던 인상깊은 에피소드는.

오르머 활동을 하면서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는 안돌오름에 갔을 때다. 안돌오름과 밧돌오름 사이 넓은 들판에 돗자리를 깔고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는데 저 멀리서 소가 우리쪽으로 달려왔다. 다들 한순간에 일어나 저 멀리로 도망가면서 공포물을 찍었다. 다행히 소도 놀랬는지 다른 길로 방향을 틀어서 갔다. 그 전엔 서로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어 어색한 기류가 흘렀었는데, 소가 뛰어오는 바람에 한동안 그 얘기에 집중되면서 급격하게 다들 친해졌다. 오름이 마을 공동목장으로 주로 쓰이면서 소나 말을 풀어놓는데, 그 때문에 벌어진 에피소드가 많다.

▶앞으로의 계획 또는 목표는.

단순히 오름에 오르는 것만이 아니라, 각자 먹을 거를 조금 싸와 와이너리 및 포트락 파티를 연다거나 피크닉을 하는 등 오름에서 재미있는 것들을 하려고 하고 있다.

올해는 음악하는 지인을 섭외해 오름음악회를 열거나, 오름에서 좋아하는 풍경을 그리는 오름 드로잉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생각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이 오름과 관련해 많은 사업들을 하고 있는데, 사업제안서를 써서 컨택도 해 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 먼 훗날엔 제주에서 오름생태전문가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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