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인권 향상에 존재의 이유 잃어버린 총여학생회
“성차별이 남아 있는 한 여학생은 여전히 소수자”

≫ 학생자치기구를 논하다    < 3 > 역대 총여학생회 공약 분석과 방향성 

총여학생회는 여학우 인권 신장을 목표로 하는 단체이며 여학우의 권리를 위해 소리를 내는 기구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해 여성의 인권이 향상된 현재에서 총여학생회의 존재 자체가 남녀차별을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4년 동안의 공약을 비교하며 총여학생회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자 주>

◇총여학생회의 역할과 필요성

최근 대학가에서 총여학생회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 내에서 여성이 더 이상 차별받는 존재가 아니라는 인식과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낮았던 과거와 달리 대학 내에서 여성과 남성이 대등한 비율이 됐기 때문이다. 2018년 12월에는 연세대학교가 학생 총투표를 통해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기로 결정하면서 서울 시내 대학 중 유일하게 남아있던 총여학생회은 사라졌다. 

그렇다면 제주대 총여학생회 입후보자들은 총여학생회의 역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2016년 ‘굳세女라’ 총여학생회는 “총여학생회는 과거 남성과 여성의 차등대우가 있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총여학생회 조직은 차별이 아닌 차이로 변화시키기 위해 설립됐다”며 “이런 취지라면 남녀평등이 대부분 이뤄진 현재는 총여학생회를 폐지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총여학생회는 여학생을 대표하는 자리이기도 하면서 양성에 관해 이해를 도울 수 있도록 하는 조직”이라고 말했다. 또한 “양성이 융합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곳이 총여학생회”라고 주장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총여학생회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남녀평등이 줄었지만 여전히 생활 속에서 남녀간의 차이는 존재하고 있다고 말한다. 

2019년 ‘여정’ 총여학생회는 “불평등한 젠더 권력과 성차별이 남아있는 한 여학생은 대학 내에서 여전히 소수자라고 생각한다”며 “여성이 약하다거나 피해자이기만 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드러나지 못한 성차별과 성폭력이 만연하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리적 특성, 문화적 특성으로 인해 제주도는 육지에 비해 아직 사회적으로 평등에 대한 확산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여성단체도 타 지역에 비해 부족하다”며 “총여학생회는 학생 대표이자, 여자 대표로서 사회와 교내 그리고 교외에서도 충분히 여성을 대변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사라져서는 안된다”고 피력했다.

이밖에도 제주대 총여학생회의 논란은 있었다. ‘여정’ 총여학생회는 2019년 5월 28일 아라대동제 당시 학생회 임원들끼리 생리통 완화실에서 음주를 했다. 생리통 완화실은 여학우들의 생리통 완화를 위해 있는 공간이며 운영시간은 9시부터 18시이다. 이에 학생들은 생리통 완화실을 사용목적외에 용도로 이용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여정’ 총여학생회는 공지를 통해 “운영시간 이외에 학생회 임원들이 임의로 판단해 학교시설을 본 목적이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남학생 투표권에 관해

총여학생회에 대한 투표권도 매년 발생하는 논란중 하나이다. 학생들은 남학우들이 낸 돈을 예산으로 사용하는데 남학우들에게 투표권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2019 ‘여정’ 총여학생회는 “처음 목적인 여권 신장 때문에 투표권들은 여학우들에게만 있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한 지금 현재 우리의 주된 목적은 여성인권의 신장이 아니라 양성평등을 기반으로 서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다”며 “인식이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표권을 늘리면 잘못된 방향으로 나갈 가능성이 있다. 저희가 총여학생회의 회칙을 수정하고 점차 과정을 바꿔나가는 노력중이다. 그 후에 점차 투표권을 확대할 계획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소통을 중시한 정책들 보여

2016년 ‘굳세女라’ 총여학생회는 ‘굳-플리케이션’이라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학생들과의 원활한 소통의 장을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어플은 학교내의 각종 장학금 정보를 비롯한 유익한 정보들을 게시하고 제휴할인업체를 소개한다. 또한 비밀게시판을 통해 학생회와 학우들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2018년 ‘우리는’ 총여학생회는 ‘Drawing your self’를 공약했다. 이 프로그램은 학생상담센터와 연계해 진로 상담과 적성검사부스를 진행하고 취업 특강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학생들에게 전달할 것을 약속했다.

2019년 ‘여정’ 총여학생회는 ‘여정 신문고’를 운영했다. 이들은 교내생활 중 겪은 인권 침해사례, 그 외 불편사항에 대해 지정한 소통을 이루고 빠른 후속조치와 피드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인권센터와 연계해 정확한 실태 조사를 한 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해결방안과 조치 사항을 전달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외에도 택배 대리 수령, 시험기간 간식 제공, 화장실 통신문, 생리통 완화실 제공, 성병 예방주사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총여학생회의 본질을 깨달아야   

윤지혁(언론홍보학과 4)씨는 “아직 제주대학교 내에서는 여성의 인권, 차별 등의 존재한다. 그렇기에 총여학생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최근의 총여학생회를 보면 총학생회처럼 활동하고 있다. 총여는 본질을 깨달아야 한다.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면 그에 맞는 사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총여학생회는 자신들의 색깔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주대 학생선거에서 여학생들이 큰 목소리를 내는 편은 아니다”며 “서울권 대학에는 총학생회장이 여학생인적도 있다. 하지만 제주대는 총여학생회라는 자리를 통해 자신들의 한계점을 설정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학생회관 앞에서 총여학생회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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