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선 관광개발학과 2

고등학생 시절부터 한 중소규모의 글로벌 패션 잡지를 정기구독 했었다. 하지만 약 3개월 전, “사랑하는 구독자 여러분, 죄송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정기구독의 잔금 환불 안내, 에디터들의 마지막 인사가 적힌 종이가 동봉된 마지막 잡지를 받게됐고,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잡지는 결국 폐간됐다.

2016년, 34년의 역사를 자랑한 여성 종합 월간지 ‘레이디 경향’이 폐간됐다. 당시 레이디 경향의 편집장은 “디지털 시대로의 전환, 미디어 융합 등으로 전 세계 미디어 시장은 격변하고 있다. 집지 시장도 그 소용돌이 한가운데에 있다”며 이유를 남겼다.

실제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8 잡지산업 실태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잡지산업의 전체 매출액은 2017년 1조354억으로 2014년에 비해 24%가 줄었다. 

하지만, 한 잡지회사의 사례를 통해 앞으로 잡지 시장이 나아갈 방향에 대하여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재구독률 80%, 잡지보존율 92%을 기록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사례다.

1888년 설립된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8개국에서 동시에 발행되는 글로벌 잡지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다양한 미래전략을 내세우며 잡지사장의 위기에 맞서고 있다.

첫번째는 고품질 전략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인터넷에 검색하면 나오는 간단한 정보를 다루지 않는다. 구독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는 주제를 고르며, 사진편집은 일체 사용하지 않는 원본 사진만을 고집하고 있다. 사실감 넘치는 사진과 다양한 정보로 인해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독자들에게 높은 소장가치로 잡지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두번째는 사업 다각화 전략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방송사와의 파트너쉽을 통해 채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잡지, 단행본, 사진전, 완구, 의류사업 등을 통해 수입을 내고 있다. 즉, 수입을 잡지의 광고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곳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물론, 이는 고품질 전략이 뒷받침 됐기에 가능한 전략이었다.

세번째는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으로의 진출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디지털 잡지 형식은 물론, 단독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AR, VR 기능의 활용, 유튜브 채널 운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디지털 플랫폼에 진출하며 독자들에 접근했다.

최근 전문성 있는 독립잡지들이 잡지시장에서 성장하고 있는 것 역시,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미래전략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정광영 한국잡지협회 회장은 잡지업계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앞으로 잡지는 깊이있는 콘텐츠 사업과 세분화를 특징으로 삼아야 생존할 수 밖에 없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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