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TV나 유튜브 방송의 트렌드를 꼽으라면 음식을 소재로 한 먹방과 쿡방을 들 수 있다. 먹방은 먹는 방송의 줄임말로, 쿡방은 요리를 테마로 각종 음식을 만드는 장면을 위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말한다. 

먹방과 쿡방은 대개 예능 오락 장르에 속한다. 예능은 시청자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제공하고, 일상생활의 활력과 기분전환, 또는 현실 도피적 요소들을 지니고 있다. 예능은 또한 음악쇼, 버라이어티쇼, 시트콤, 코미디, 퀴즈쇼, 리얼리티, 토크, 애니메이션, 이벤트 등을 모두 망라한다. 그 가운데서도 먹방과 쿡방은 예능 장르의 복합화 속에서도 빠지지 않는 포맷이다. 

원희룡 지사가 출연해 화제가 된 KBS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역시 ‘일할 맛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대한민국 보스들의 자발적 자아성찰 프로그램’이란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실상 장르 포맷은 먹방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음식을 소재로 한 방송의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이미 1980년대에 요리전문가가 조리법을 알려주는 토크 형식의 교양 프로그램이 편성됐다. 2000년대 <찾아라! 맛있는 TV>를 필두로 다큐멘터리 형식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이 성행했다. 2010년대 <냉장고를 부탁해> <집밥 백선생> 등 쿡방 프로그램을 통한 남성 셰프의 등장과 함께 먹방이 주류인 여행 프로그램이 방송됐고, 국내 여행을 포맷으로 한 먹방으로 <한국인의 밥상>과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등이 방송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음식 프로그램이 포맷의 진화를 거듭하면서 이제 먹방·쿡방이 방송의 독보적인 경쟁 콘텐츠가 됐다. 이러한 인기를 얻는 이유는 당연히 시청자들이 많이 찾아보는 안정적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국내의 한 연구진이 먹방 시청 동기를 조사한 결과, 대리충족, 오락, 정보추구, 시간 보내기의 네 범주로 제시하기도 했다. 사실 이러한 네 가지 동기 범주는 다른 관찰이나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의 범주와 차별성을 지니기는 어렵다. 

먹방·쿡방 장르가 대세가 된 이유는 일상적인 삶을 따져보면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사실 다양한 시청자층을 확보해야 하는 방송 장르와 포맷 구성에선 인간의 “의식주”를 벗어날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옷과 집은 매일 아니 몇 주 만에 새로운 소유 욕구를 발생시키거나 갈아치기를 할 수 없다. 하지만 삼시 세끼를 먹어야 하는 일상에서 먹방과 쿡방은 그 횟수나 다양성에서 장점을 지닌다. 또한 옷과 집을 키워드로 하는 방송 콘텐츠와 비교 될 수 없을 만큼 제작비가 높지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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