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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담는 영화감독 되고싶어“영화를 만들며 스스로 성장할 때 보람 느껴”
“지칠 때는 잠시 쉬어가는 여유도 필요해”

≫ 동문을 만나다/ 현진식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현진식 감독이 인터뷰하고 있다.

현진식(산업디자인학부 94학번)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의 시사회가 10월 20일 제주 메가박스에서 열렸다. 영화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는 지적 장애를 가진 기타리스트 김지희의 음악을 통한 성a장과 소통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편집으로 다큐멘터리 영화에 발을 디딘 현진식 감독은 <바람커피로드>, <나의 노래는 멀리멀리> 두 편의 영화를 연출해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다. 현진식 감독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어떻게 영화감독이 되었나

예전부터 음악, 그림, 사진 등 여러 가지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음악과 사진을 좋아해 음반을 발표하고 사진작가로도 활동 중이다. 이런 관심사들이 한데 모이는 것이 영화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화를 좋아하게 됐고 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렇게 어렴풋이 생각만 하다가 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에 살면서 영상과 관련된 일을 조금씩 하게 됐다. 그러다 작은 영상 프로덕션을 만들었다. 거기서 뮤직비디오나 CF 등을 제작하다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편집을 맡게 됐는데 그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있다.

▶영화제작 중 어떤 점이 가장 힘든가

우선 제작단계에서는 금전적인 어려움이 많다. 독립영화의 경우 투자자의 관심을 받기 힘들다. 좋은 영화를 많이 제작하고 싶지만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아 아쉽다. 그래도 내가 제작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경우 그나마 투자를 받기가 수월한 편이다. 독립 예술 영화를 제작하는 분들은 정말 힘들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게 영화제작에 성공했다고 해도 개봉 후에는 대중들의 무관심과 싸워야 한다. 다른 나라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우리나라 영화 시장은 특히 더 상업 영화에 집중돼 있다. 대중의 관심이 그쪽으로 치우쳐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영화 산업이 획일화돼 다양한 종류의 영화가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대형 극장들도 관객의 선호가 높을 만한 영화를 주로 내걸다 보니 다양한 영화들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 같다.

▶어떤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는가

인식에 변화가 생겼을 때이다. 다큐멘터리는 어떤 작업을 하든 주인공들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우게 된다. 거기서 스스로 성장하고 보람을 느낀다.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것도 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번 영화의 초기 기획 의도는 ‘음악을 통한 장애의 극복’이었다. 영화를 제작하며 ‘장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게 됐다. 나는 여태껏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를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영화제작을 위해 약 2년 동안 김지희씨와 그의 가족과 함께하며 장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었다. 어떻게 장애를 받아들이고 함께할 것인가의 문제였다. 그래서 영화의 주제도 바꿨다. 장애인 기타리스트의 장애 극복이 아닌 음악을 통한 한 사람의 성장과 소통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부분을 관객들과 함께 느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말이다.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

포기하고 싶을 때는 잠시 포기해도 괜찮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꿈을 포기하라는 말은 아니고 잠시 쉬어가도 천천히 가도 된다는 의미다. 나는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충고할 만큼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다만, 내가 젊은 나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다면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영상 프로덕션을 운영했었는데 이 프로덕션을 운영하는 게 당시에는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도 나는 어떻게든 지켜보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좋은 기회들을 많이 놓쳤다. 만약 내가 그때 프로덕션을 정리하고 휴식을 잠시 가졌더라면 지금보다 더 빨리 감독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힘들 때는 잠시 주저앉고 쓰러져도 된다. 앞을 보고 달려가는 시간도 필요하지만 잠시 숨을 돌릴 시간도 필요하다. 숨을 돌리며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시 계획을 세우면 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이진이 기자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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