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미래 환경에서의 일자리 변화와 대비 

박설우 경영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급격한 미래 환경 변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직무 범주에서의 기회 창출, 근로자의 생산성 향상, 일상적 업무의 자유성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견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한편 이러한 견해는 거대한 노동시장에서의 일자리 일탈을 예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양극화되고 있다. 또한, 급격하게 변화하는 미래 환경에 대응 및 단기적 전환을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실업과 불평등 및 소비 기반이 줄어드는 기업 등과 마주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2016년 1월 스위스에서 열린 제46회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공개된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의 기술 혁신으로 2020년까지 7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10만 개의 새로운 직업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즉, 약 50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짐을 의미한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이후 고용 영향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0년까지는 광범위한 사회적 격변으로 이어질 규모까지는 아니더라도 기술적인 동인의 변화로 빅데이터 분석, 모바일 인터넷, 사물 인터넷 및 로봇과 같은 기술의 일자리 창출 잠재력에 관한 다소 낙관적인 전망을 보인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기술·경제성장으로 인해 노동시장에 부정적 효과를 미친다는 견해가 등장한 배경은 다음과 같다. 새로운 기술은 산업 분야와 직종의 구분 없이 모든 노동의 본질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것이지만, 그에 반해 자동화 기술은 어떤 노동을 대신하여 자리매김할 지 그 범위를 알 수 없는 데서 근본적인 불확실성이 생겼다.

정리하자면, 기술·경제성장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두 가지 상충되는 영향을 파악하여 이해할 수 있다. 첫째, 기술발전 등으로 인한 파괴 효과 및 자동화로 자본이 노동을 대체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는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하거나 개인의 능력을 적재적소에 활용하지 못하고 재배치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둘째, 새로운 직종, 사업, 산업 분야가 창출되는 자본화 효과는 새로운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키는 파괴 효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다.

 
자동화에 따른 직업군 위험도(위), 자동화 기술 잠재력 분석을 통한 미래 일자리 전망(아래)

 

이미 광범위한 직종에서 자동화가 등장해 기계적인 단순 반복 업무 및 육체적 노동을 대신하고 있다. 미래 환경에서 사라질 일자리와 새롭게 발생할 일자리 전망은 기술 혁신이 실업에 미칠 잠재적 영향력을 수치화 해보는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옥스퍼드 마틴 스쿨 (Oxford Martin School) 연구원인 경제학자 Frey와 기계학습전문가인 Osborne은 자동화의 위험에 가장 민감하지 않은 직종(‘0’은 자동화 저위험 직군)과 자동화의 위험에 가장 민감한 직종(‘1’은 컴퓨터와 같은 기술로 자동화로 대체될 위험이 높은 직군)을 수치로 표현하여 미래 일자리를 전망해 보았다(위).

먼저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상실 고위험 직업군을 살펴보면 텔레마케터, 세무대리인, 보험조정인 등이고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상실 저위험 직업군은 정신·건강 및 약물남용 사회복지사, 안무가, 의사, HR 매니저, 컴퓨터시스템분석가 등이다. 또한 산업 및 업무 유형별 자동화 기술 잠재력 전망을 살펴보면(아래) 자동화 기술 잠재력이 낮은 직업군이 4차 산업시대에서 고용 창출 및 유지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해석 할 수 있는데 교육서비스 및 헬스케어 등의 부문이 자동화 기술 잠재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은 산업분야와 직종의 구분 없이 모든 노동의 본질을 완전히 뒤바꿔놓을 것이지만 어떤 자동화 기술이 노동을 대신하게 될지 그 범위를 알 수 없는 데서 근본적인 불확실성이 생겨나기 때문에 기술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자리 수의 변동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산업 및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큰 변화는 사실상 모든 직업 및 직무의 품질과 기술 요구 사항 그리고 업무 내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술, 인구통계학적 및 사회 경제적 변화는 산업·비즈니스 모델과 고용주가 필요로 하는 기술과 노동자가 습득해야 할 기술 등을 변화시킨다.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직무역량은 제4차 산업혁명의 영향에 따라 사회 외적인 측면과 사회 내적인 측면인 개개인에 특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외적 측면에는 ‘기술·산업구조’및‘고용구조’가 포함되며 내적 측면에는 ‘역량’이라는 개인적 요소가 포함된다. 위와 같이 직무역량이 사회 외적인 측면과 내적인 측면으로 구분되는 것은 미래사회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 두 가지 측면 모두에서의 대응이 병행돼야함을 시사한다. 

사회부분의 전망을 살펴보면 미래 산업 분야에서 요구되는 직무역량에 대하여 알 수 있다. 자동화 또는 인공지능 등 기술 및 기계의 발전이 노동력을 대체하는 위협이 존재하지만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과 혁신성 등과 같은 주요 능력은 자동화에 대한 낮은 위험성을 가진다. 미국 내 800개 직업을 대상으로 업무활동의 자동화 가능성을 분석한 맥킨지(Mckinsey)컨설팅 그룹은 다음과 같이 업무활동의 자동화를 예측하였다. 800개 중 5% 만이 자동화 기술로 대체되고 2,000개 업무 활동 중 45%만이 자동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15개국, 10개의 산업분야에서 노동인력이 가장 많은 분야를 선별하여 제 4차 산업혁명은 고용 인력의 “직무역량(Skills & Abilities) 변화”와 직무역량 안정성(Stability)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산업분야가 요구하는 주요능력 및 역량에도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복합문제 해결능력(Complex Problem Solving)’ 및 ‘인지능력’ 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또한, 4차 산업혁명 등으로 인한 미래의 직업에서 개인에게 요구하는 능력을 예측해보면, 복잡한 문제 해결능력(36%), 사회적 기술(19%)과 시스템 기술(17%)이 육체적 능력(4%)이나 컨텐츠 기술(10%)보다 더 필요할 것이다는 것이다.

과거 산업혁명 시기에는 교육시스템이나 노동시장을 구축하여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 발전의 속도를 감안할 때, 현재는 보다 짧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미래에는 사회·문화적 변화에 따라 고급 전문교육보다는 근로자가 지속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새로운 것을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시하는 직업이 새로 등장할 것이며,‘저직능·저급여’와 ‘고직능·고급여’에 따른 격차는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고직능은 고급 전문교육과 전문 직업 또는 전문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는 능력보다는 기술발전으로 인해 노동자가 지속적으로 적응해나가며 새로운 능력을 배우고 다양한 영역 안에서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핵심 직무기술 중 직능을 넘나드는 직무기술에는 사회관계기술(협동기술, 감성지능, 협상력, 설득력, 서비스 지향성, 타인 교육 훈련 기술), 자원관리기술(재무자원관리, 물질자원관리, 인적관리, 시간관리), 체계적 기술(판단력과 의사결정력, 체계 분석력),테크놀로지 관련기술(장비 유지 및 보수, 프로그래밍, 기술 및 UI 디자인), 복합적 문제해결 기술 등이 있다. 

기술, 인구 통계 및 사회 경제적 혼란은 인재를 모집하고 교육· 관리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며 향후 몇 년 내에 그러한 문제를 정확히 예측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기업, 개인 및 경제와 사회 전체에 엄청난 경제적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따라서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에서는 이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학생들 또한 4차 산업혁명과 같은 미래환경 속의 취업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직무기술을 살펴보고 새로운 환경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반으로 하드스킬 및 소프트스킬을 갖추는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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