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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느영나영’ 문화바람이 불다산지천 자연을 활용한 무대 구성 돋보여
관덕정 앞 도로가 거대 광장으로 변모해

>> 제주를 비춘 2019 문화의 달

미디어 아트가 펼쳐지는 제주 성지(위).도화지가 된 관덕정 앞 도로(아래).

사물놀이패와 밴드 공연이 한창인 10월 19일 오후 2시, 칠성로 거리는 축제 인파로 가득 했다. 거리의 오래된 지붕을 작가와 지역민이 모여 예술작품으로 꾸몄다. 작품은 보는 이의 호기심과 동심을 불러일으켰다. 배너 형태로 거리에 전시된 재치 있는 그림들이 눈길을 끌었다. 초등학생들이 각자 꿈꾸는 제주의 행복한 미래를 그림에 담았다. 순수하고 기발한 아이들의 상상력이 시민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플리마켓이 줄지어 선 거리 구석의 한 카페에서는 북 콘서트가 열렸다. ‘노래하는 그림책’을 주제로 작가 인터뷰와 노래공연, 인형극이 진행됐다. ‘숨비소리’의 박은혜 작가는 “제주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그림책이랑 노래를 같이 만들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졌던 고민들을 담았다”며 “바다 너머를 바라보며 상상할 수 있는 힘이 제주도민의 큰 자랑이고 보물이다. 바다가 넓게 보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의 미래를 얘기하다

“문화가 우리 삶이 되어야합니다” “지나친 문화 소비는 경계해야 합니다” 

산지천 갤러리에서는 열띤 논의가 한창이었다. 지역 문화 대토론 ‘모다들엉’이 소위 ‘필드’에서 활약 중인 문화활동가들을 주역으로 진행됐다. 제주문화에 관심 있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도 참여해 색다른 토론을 만들었다. ‘살고 싶은, 가고 싶은, 지속 가능한 문화의 섬’을 주제로 문화활동가들이 생각하는 제주의 문화예술 환경을 얘기했다. 갤러리 옆 고씨가옥에서는 ‘메이드 人 제주’가 진행됐다. 제주에서 자란 예술인들이 제주가 준 문화 영감을 시민들에게 들려주며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토크쇼다. 영화감독, 프로듀서, 패션 디자이너 등 다양한 예술계 인사들이 제주에서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를 문화로 녹여낸 경험을 밝혔다.


◇행사장에 찾아 온 특별 인사

차분한 분위기 속 진행되던 토크쇼 현장이 술렁였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행사장에 깜짝 방문했다. 박양우 장관은 토크쇼에서 “제주하면 주로 생태의 섬, 환경의 섬, 평화의 섬을 떠올린다. 그런 것들도 다 좋지만, 문화가 덧입혀 있어야 한다”며 “자연만이 아닌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도시, 제주지역이 되면 좋겠다”고 말하며 제주에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자녀 문화교육을 고민하는 한 학부모의 고민에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다면 자녀를 제주도에서 키워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며 “제도보다 인식의 변화가 우선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이 나를 미워할지도 모르겠다”고 농담을 덧붙여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제주에 온 문화의 달맞이, 기념식

어둑어둑 해가 지자 산지천에 밝은 달이 떴다. 강가에 뜬 거대한 달 모형을 중심으로 수십 명의 합창단이 길게 섰다. ‘제주’하면 떠올리는 노래 ‘감수광’, ‘제주도의 푸른밤’이 산지천 하류에 웅장하게 울려 펴지며 기념식 문을 열었다. 대한민국 문화의 달에서 최초로 시도한 수중 공연도 진행됐다. 달빛이 비치는 밤하늘 아래서 해녀들은 광목으로 만든 과거 해녀 옷을 입고 등장했다. 산지천 물 위에서 ‘나는 해녀이다’를 부르는 해녀들의 목소리가 듣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이어 뜨거운 불 쇼와 미디어 아트가 더해진 북 퍼포먼스가 무대를 화려하게 꾸몄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제주·서귀포 시민의 합창과 교향악단의 연주는 문화예술의 극치를 보여줬다.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전달식

10월 20일 제주시청에서 출발한 문화버스는 관덕정에 도착했다. 붉은 동백꽃과 아기자기한 캐릭터로 장식한 버스 내부에선 공연이 진행됐다. 도로는 아이들의 그림으로 알록달록 물들었고 플래시몹과 시니어 패션쇼는 거리를 무대로 만들었다. 제주목관아 안에선 노랫소리가 쉼 없이 흘러나왔다. 작가들의 문학콘서트와 전시회, 교환전을 보러 온 시민들로 목관아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밤이 되자 관덕정에서 전달식이 시작됐다. 제주어 연극과 음악콘서트, 차기 개최지인 파주시의 공연 순으로 무대를 이어갔다. 전달식 피날레는 극단 가람의 “똘 폴암수다!”가 장식했다. 제주 고유 혼례식 과정을 공연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즉석에서 남자 관객을 신랑으로 데려와 무대에 세웠고, 배우 못지않은 신랑의 천연덕스러운 연기가 보는 이들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제주 시장과 파주 부시장, 시민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흥겹게 춤을 추며 전달식은 막이 올랐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영등할망이 불어준 바람을 타고 맞이한 문화의 달빛, 이제는 멀리 육지로 보내야한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이어 “정말 재밌고 감동적인 축제였다”며 매년 축제를 열면 어떻냐는 한 관객의 질문에 “문화로 모두가 행복해진다면 못 할 이유 없다. 앞으로 제주가 문화 중심 도시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재민 기자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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