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여 마리의 유기동물 보호 중
누구보다 사람의 손길이 필요해

원희룡 지사가 "제주동물센터"에서 유기견 관리상태를 둘러보고 있다.출처=제주뉴스

반려동물 1000만시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이 과정에서 반려동물은 또 하나의 가족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유기되는 동물들의 숫자도 증가했다. 유기동물은 대부분 안락사 되거나 자연사한다. 제주도의 유기동물 안락사 비율은 37.17%로 전국 1위이다. 유기동물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기동물의 구조, 보호와 관리활동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제주동물보호센터’에서는 유기동물을 위해 봉사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1365 자원봉사 포털사이트에서 봉사활동신청을 한 후, ‘제주동물보호센터’를 찾았다.

◇제주도에서 운영하는 제주동물보호센터

‘제주동물보호센터’는 도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관 직영 동물보호시설이다. 관리ㆍ병원동, 공고동, 보호동, 고양이동 총 4개의 동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공고동에서는 주인을 잃어버려 센터로 오게 된 유기동물들이 주인을 찾을 수 있도록 공고기간동안 보호해주는 곳이다. 보호동에서는 유기견들을 소형견, 중형견, 대형견으로 나눠 보호한다. 현재 센터에서는 강아지 300여마리, 고양이 100여마리를 보호, 관리 중에 있다.

센터는 인적이 드문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다.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은 남녕고등학교다. 남녕고등학교에서 내려 15분에서 20분 걸어가다 보면 강아지들이 짖는 소리가 들린다. 센터에 도착해 봉사시작시간까지 기다리면 1~2명의 봉사자들이 더 온다. 주로 평일 오전에 봉사활동을 했기 때문에 봉사자들의 수가 적었다. 자원봉사자들은 보호동과 고양이동에 랜덤으로 배정받는다. 보호동에 배정받으면 장화를 신고 방수재질의 점프수트로 갈아 입는다. 보호동 안에는 유기견들의 배변냄새를 지우기 위한 락스냄새가 진동했다. 직원분의 안내에 따라 소형견사로 들어갔다. 3~4마리의 강아지들이 하나의 케이지 안에 들어가 있었다. 먼저, 강아지들이 먹었던 사료통을 설거지했다. 그 후 강아지들에게 사료를 배식했다. 강아지들의 크기와 마리 수에 따라 사료의 양이 달랐다. 직원분께서는 처음 올 때 제대로 배워 놓으면 어렵지 않다고 했다. 강아지들이 귀여워서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사진촬영은 유기동물들의 보호를 위해 금지돼 있었다. 봉사를 마치면 추운날씨인데도 땀이 났다. 힘들다는 느낌보다는 보람차다는 느낌이 컸다. 가끔 봉사활동이 끝나면 직원분께서 버스정류장까지 차로 데려다 주시기도 한다.

◇턱 없이 부족한 봉사자의 수

현재 센터에는 평일 오전, 오후와 토요일 오전시간에 봉사활동신청을 받고 있다. 중학생들은 학교에서 정해진 봉사활동시간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토요일과 방학시즌의 봉사신청은 금방 마감되는 편이다. 이에 비해 평일 봉사자들은 턱없이 부족하다. 가끔 봉사활동을 신청하고 나오지 않는 사람도 있다.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인원이 한 타임에 10명으로 정해져 있어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 사람도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에 봉사활동 신청 후 봉사일시에 오지 않는 신청자의 경우 해당하는 달의 모든 봉사활동에서 배치 취소되도록 했다.

고민경 주무관은 “처음 봉사활동을 하러 온 봉사자들은 유기견 봉사활동에 대해 어렵게 생각하는 것 같다. 보호동물 분뇨제거, 청소, 간단한 설거지, 동물들과 놀아주기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의 간단한 봉사활동이다”라며 “센터 내의 유기동물들은 누구보다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누구나 동물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보살펴줄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봉사자격이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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