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일출봉 관람료 올해 7월부터 5000원으로 인상
지역 개발과 자연생태 보존의 갈등 제자리걸음

매표소에서 바라본 성산일출봉.

성산일출봉은 매해 30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오가는 제주의 대표 관광지다. 현무암 질의 마그마가 분출돼 만들어진 수성 화산의 일종으로 지질학적인 가치가 뛰어나 2007년 7월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올해 초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성산 일출봉의 지질학적 가치와 지속 가능한 관리체계를 위해 입장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천연기념물 제420호인 성산일출봉은 1982년부터 관람료를 받기 시작했고 도중에 무료로 전환했다가 1989년부터 다시 유료화됐다. 심의과정에서 주민들의 상권파괴를 우려해 2018년 1년간 일출봉의 입장료 인상을 유예했고 올해 7월 인상된 관람료가 적용됐다. 관람료 인상은 2016년 제주 연구원이 내놓은 ‘공영 관광지 요금 현실화 방안 연구’ 용역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2006년 이후 12년 만의 결정이다.

기존 성인 기준 2000원이었던 입장료는 5000원으로 인상됐고, 청소년과 군인의 경우 10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됐다. 

◇개발이냐 보존이냐, 지역 갈등양상

기자가 성산지역 주민 6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추합한 결과 성산일출봉 관람료 인상이 관광객유치를 저해한다고 조사됐다. 16개 항목 중 1위로 조사된 분야는 △지역경제 활성화, 2위는 △관광객 유치 활성화, 3위는 △사회간접시설확충(2공항)에 대한 요구로 확인됐다.양적자료를 기반으로 조사한 결과 성산 일출봉의 관람료 인상으로 인해 관광객 유치가 더욱 힘들어졌다는 주민들의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성산에 거주 중인 오모씨는 “지난 사드 사태로 인해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줄었다. 성산일출봉의 관람료인상이 시기적으로 맞물려 관광객의 유치가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성산일출봉 해설사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외국 사례를 검토한 결과 성산일출봉은 타국의 관광지 입장료에 비해 현저히 저렴한 편이었다. 자연훼손 등의 문제를 고려해 주민자체 논의와 용역 과정을 단계적으로 시행했다”며 “성산일출봉 정상의 자연훼손을 문제사항으로 두어 유료 구간과 무료 구간으로 분류했다. 현재 내국인보다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증가해 실질적으로 관광객 수요는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해외의 경우 △중국자금성 60위안(1만원) △모스크바크레믈린궁 6.5유로(8천원) △영국윈저성 20.5파운드(3만원) △프랑스샹보르성관 6.5유로(8천원)로 평균 14000원 이상으로 측정됐다.

◇충분한 의사소통 진행돼야

제주대학교 학생 강모씨(22)는 “갑작스런 입장료의 인상은 여행객들에게 경제적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입장료의 징수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입장료가 납득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조정되기를 희망한다”며 “관람료 인상을 통한 수요 억제로 일출봉을 보존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은 익히 들어왔지만 관광객 수의 조절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면 입장가능인원을 제한하는게 더욱 바람직 하지 않았을까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입장료 인상과 요금의 사용처와 같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의사소통과 홍보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천복(해녀박물관 해설사)씨는 “성산일출봉은 성산의 200년의 역사 속 주민들과 함께 공존해 역사적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성산 일출봉의 관람료 인상이 논란이 되고 있지만 자연유산을 보존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성산일출봉 입장료 인상의 수익금이 마을 복지에 환원된다면 지역주민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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