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만큼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영역도 없다. 이에 비례하여 새로운 방송개념이 쉴 새 없이 ‘생겼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공공재산인 전파를 이용해 송수신하는 전통적 의미의 방송은 이미 옛 얘기가 됐고, 가정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TV를 보는 장면도 추억으로 남았다. 통신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으로 세상이 연결되면서 ‘스마트’, ‘소셜’, ‘N-스크린’ 등으로 표현하는 미디어 생태계의 새로운 변화는 이미 널리 퍼져 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항상 생산과 유통 방식에 영향을 미쳐 미디어의 진화와 혁신으로 귀결됐다.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미디어의 진화와 혁신은 디지털 전환과 인터넷 확산이라는 방송통신융합이 가져온 구체적 변화의 실체라 할 수 있다.

그 변화는 N스크린으로부터 시작된다. N스크린은 스마트폰, 태블릿, TV 등 미디어에 관계없이 원하는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동일한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서 볼 수 있는 ‘OSMU(One Source Multi Use)’, 특정 주제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ASMD(Adaptive Source Multi Device)’로 구분된다.

최근에 미디어의 진화와 혁신은 인터넷을 통한 TV서비스인 OTT(Over The Top) 영역의 미디어 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OTT가 지닌 콘텐츠 전송과 배포 모델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OTT는 전파나 케이블이 아닌 인터넷망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발달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능해져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OTT 서비스가 확장됐다.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전송하고 배포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나 어떠한 단말기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TV Everywhere’ 또는 ‘N스크린’ 서비스가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넷플릭스와 왓챠플레이가 있다. 2019년 9월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3사의 푹(POOQ)을 통합한 OTT ‘웨이브(WAVVE)’가 출시됐다.

이러한 N스크린과 OTT 플랫폼의 도입은 콘텐츠 영역에서 트랜스 미디어를 만들어냈다. 미디어 간의 경계선을 넘어 서로 결합·융합하는 현상으로, ‘초월·횡단’을 의미하는 트랜스(trans)와 미디어(media)를 합성한 용어다. 트랜스 미디어는 책, 방송, 신문, 인터넷, 모바일, 영화 등의 미디어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트랜스 미디어 콘텐츠는 하나의 완성된 콘텐츠인 동시에 다른 콘텐츠와 연결과 확장이 자유로워야 한다. 이것은 스토리와 콘텐츠를 재사용하는 원소스 멀티 유즈와는 다른 재목적화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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