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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현된 제주의 ‘1만8000위 신들의 섬’제주의 대표 여신 모두 한 자리에
‘신화는 신들의 이야기이자 곧 나의 이야기’

>> 제주신화 상상갤러리 - 신화 이야기,나의 이야기

설문대할망의 일대기를 이동형 상자에 구현했다.

개관 50주년을 맞은 제주특별자치도 설문대여성문화센터(소장 김정완)는 11월 6일부터 오늘 27일까지 〈제주신화 상상갤러리 - 신화 이야기, 나의 이야기〉 특별기획전을 개최했다.

예술 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의 완성도 높은 해석과 재치 있는 표현으로 구현된 본 전시는 신화를 쉽게 이해하고, 상상력과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미술 작업을 통해 소개하는 자리다. 제주 대표여신으로 설문대할망, 자청비, 가믄장아기, 조왕할망 등을 선정해 예술작품으로 나타냈다.

◇예술작품으로 재현된 신화 속 장면들

설문대할망은 제주를 창조한 여신이다. 제주 사람들의 상상력과 희망의 상징인 설문대할망 신화를 디오라마를 통해 이동형 전시 상자에 시각화했다. 디오라마는 풍경이나 그림을 배경으로 두고 축소 모형을 설치해 역사적 사건 등 특정한 장면을 만드는 예술 형식이다. 치마폭으로 돌을 날라 제주도를 만들고 한라산을 엉덩이로 깔고 앉아 빨래하는 모습, 한라산 꼭대기에 찔려 화가 나 봉우리를 집어던지는 설문대할망과 그녀를 묻고 슬퍼하는 아들까지 모두 한 작품 안에 나타냈다.

자청비는 〈세경본풀이〉에 등장하는 아름다움과 사랑의 여신이자 농경의 신이다. 어려움에 직면하면 용기와 배짱을 발휘하는 자청비는 제주 여인의 자주성을 상징한다. 기묘한 서천꽃밭에서 사랑을 찾는 그녀의 모습을 팝업북과 이동형 상자에 구현했다. 신화 속 서천꽃밭은 서역 어딘가에 있다고 믿어지는데 이곳에 피는 꽃을 죽은 사람에게 뿌리면, 살오를꽃은 살을, 뼈오를꽃은 뼈를, 도환생꽃은 영혼을 되살아나게 해준다고 한다. 고생 끝에 신비한 꽃으로 문도령을 살리는 자청비에게 애틋함이 엿보인다.

가믄장애기는 〈이공본풀이〉에 등장하는 운명의 여신이다. 네가 잘살게 된 것이 누구 덕이냐 묻는 부모의 질문에 “제 복입니다”라고 답해 집에서 쫓겨난 그녀는 조각품으로 구현됐다. 가믄장애기가 집에서 내쫓기며 자신을 시기하는 큰언니(청지네)와 둘째 언니(말똥버섯)를 도술로서 혼내주는 장면을 구체화했다. 늠름하게 소에 올라타 있는 그녀에게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는 여인의 당당함이 드러난다.

조왕할망은 〈문전본풀이〉에서 부엌의 불을 관장하는 화신이다. 제주 여성들의 강인함을 상징하는 그녀는 손뜨개 공예로 구현돼 온기를 전달한다. 아궁이 위에 앉아있는 조왕할망의 미소에 포근함이 느껴진다.

기획전에 방문한 김혜원(32) 씨는 “여행용 가방에 작품을 표현하다니 획기적인 아이디어다. 이야기로만 들었던 옛 신화를 예술 작품으로 보니 더욱 잘 와닿는 것 같다”며 “영화 ‘신과 함께’에 나왔던 꽃이 제주 신화에서 유래한 것인지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제주신화에 대한 관심과 이해의 폭을 넓히고자 전국 최초로 찾아가는 〈제주신화 상상갤러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제주신화 상상갤러리〉 프로젝트는 작품제작, 전시, 교육, 시범사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신화관련 연구자, 스토리텔링전문가, 민속학자,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의견과 자료 수집을 토대로 제주를 대표하는 신화를 선정하고 예술작품으로 제작한다.

다양한 미술기법으로 제작된 이들 작품은 이동형 전시 상자 형식으로 구성돼 전시 이후에는 올해 도내 학교 두 곳을 방문해 제주 신화 해설교육을 시범 운영하고, 이후 내년부터 교육 사업을 본격 운영할 예정이다.  

전재민 기자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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