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지 석 윤리교육과 4

최근 각 대학은 특성화를 통한 대학경쟁력 강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그렇다면 제주대학교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을까? 2018 대학 종합안내 책자에는 ‘사람의 가치를 중심에 두는 제주대학교는 기본에 충실한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이라고 쓰여 있다. 그런데 필자가 보기에 이 문구에서는 제주대학교만의 특징이 보이지 않는다. 그 이유는 ‘어떻게 특성화될 것인가?’에 대한 담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물론 제주대학교는 글로벌을 지향하고 있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어떤 글로벌 대학?’에 대한 논의는 아직 없는 듯하다. 이에 필자는 ‘통일글로벌’을 제안한다. 그리고 이에 앞서 통일담론의 공론화를 위해 통일 관련 교양과목의 필수화를 주장한다. 그리하여 교양과목 내에서 ‘통일글로벌’을 위한 통일에 대한 찬성/반대, 그리고 그에 따른 평화의 섬으로서의 제주의 역할, 다문화 시대로서의 통일전략 등 다방면의 통일담론에 대한 충분한 숙의와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필자의 분석과 경험에 의하면 이미 물밑으로는 통일담론의 씨앗이 움트고 있다. 필자는 2013년~2019년의 교양·일반선택 강의시간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직·간접적으로 통일과 연관된 강의들이 시나브로 개설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예컨대 2013년 이전부터 ‘북한 및 통일론’이 있었고, 2016년엔 ‘북한학’, ‘국가안보론’이 개설되었다. 또한 2019년 1학기부터 개설된 ‘국제안보와제주’ 강의가 JNU제주와아시아 분야의 한 과목으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강의는 40명이 정원이었는데, 인기가 너무 많아 필자도 수강신청을 실패한 바 있다. 필자가 인터넷 수강신청에 실패하여 여러 학생들과 함께 교수님서명을 받으러 갔더니 교수님께서 미안하다며 거절하셨다. 그 이유는 ‘국제안보와 제주’를 가르치시는 교수님은 북한학, 국가안보론까지 같이 강의하시는데, 이 두 개 중 하나의 강의에서 정원수를 무려 2배나 정원초과된 수강생을 받아주었기 때문에 국제안보와 제주만큼은 더 이상 받을 수 없으며, 양질의 수업을 위해서 정원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이를 통해 우리 학생들이 글로벌뿐만 아니라 북한과 통일에 대한 관심도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

따라서 통일관련 교양강의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해야 한다. 그리하여 이미 제주대학교가 가진 통일담론의 씨앗을 틔우고 통일글로벌 담론을 공론화해야 한다. 그리고 통일에 대한 찬/반, 제주의 역할 등 다양한 통일담론을 형성하고 명료화하여 글로벌 전략에 반영하자. 통일글로벌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의 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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