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는 새로운 시작으로 상황 검토와 방향 설정을 요구한다. 학교는 인구 감소의 시점이 가까워 오며 학령인구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정보기술과 인공지능이 발달하며 교육 내용과 방법의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 교육은 많은 학교와 높은 진학률로 수업 현장에서 질적 저하가 포착된다. 수업 참여나 교재 구입을 하지 않는 학생, 지각, 수업 시간 중 산만하게 들고나고 하는 학생은 늘고, 시험 점수도 평균적으로 낮아져 수업 수준을 하향화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식과 정보 전달은 차치하고 공동 생활의 질서 유지와 양보와 같은 기본 예의마저도 점차 사라지고 있는 모습이 자주 관찰된다. 이러한 변화 상황에 어제처럼의 대학 운영은 무책임이다.

관심 있게 봐야 할 또 다른 변화는 캠퍼스 내 유학생이 늘고 조만간 다문화 사회의 면모가 대학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화-다문화 시대의 제주대 교육은 보다 개방적이고, 캠퍼스 내에서 국제화와 다문화 역량을 키우는 기회를 확대시켜야 한다. 유학생이 제주대 로고가 들어가 옷을 입고 자랑스러워하고, 같은 구성원으로 대화를 나누며 제주대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한다. 다양한 언어와 문화를 접할 수 있고 링구아프랑카로 영어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학교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실용적 그리고 배려와 협력의 세계시민성을 키우는 기회이다. 이러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가능의 캠퍼스를 만들어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기존‘안된다’보다는 ‘해보자’, ‘맙시다’보다는 ‘합시다’의 경우로 고민을 통해 업무 방식을 바꾸며 새로운 기회를 늘려나가야 한다. 언어적 문화적으로도 ‘안되’로 인해 힘들어하는 한국인에게 유학생들이 겪을 여러 한계와 어려움을 풀어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다양한 인종-민족으로 인해 유니버셜 코드를 만들며 창의성을 극대화한 미국의 경우가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제주대는 언어, 특히 딱딱한 공문 외 아이콘, 그림 등을 통한 새로운 소통 방식을 추가하고, 학교 일을 공동체의 일로 생각하며 한 번만 더 손길을 주는 변화를 시도해 보자. 한국이 쇼트트랙에서 좋은 성과를 낸 것은 여러 경우 피니시라인에서 발을 앞으로 내밀어 승리하는 모습에서 조금만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면 다른 결과로 나타난다는 교훈을 얻어 보자. 성취감은 동기를 유발해 새로운 시도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성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다.

제주의 공동체 전통이 사라져 간다고 아쉬워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학교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제주 해녀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은 사라져 가는 해녀를 걱정해서가 아니라 해녀의 공동작업과 공유, 민주적 의사결정의 해녀 문화의 독특함, 소중함을 인정한 것이다. 글로벌-다문화 되어가는 시대를 맞이하며 새해에는 초월적 제주대 공동체 문화 만들기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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