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1월 6일 한국조폐공사는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를 앞두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새해를 기원하는 ‘돼지의 해 골드바’ 4종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언론에서는 “돼지의 해 골드바는 앞면에는 좋은 일들과 풍요로운 삶을 바라는 돼지의 모습을 담았고 뒷면에는 위조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조폐공사 특허인 잠상(潛像) 기술이 적용됐다”면서, “100g, 187.5g, 375g, 500g 등 4종류로 제작됐고 조폐공사가 순금 순도(999.9%)와 품질을 보증한다.”는 추가정보까지 소상히 소개했다. 앞면의 기축(祈祝)적인 내용과 뒷면의 첨단기술, 조폐공사가 품질을 보증한다는 경제적인 측면이 묘하게도 융합된 기사였다.

새해를 맞으면 으레 이렇게 새해 간지의 갑자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가 벌어진다. 새해를 맞이해서 각자의 바람을 담은 연례적인 행사인 셈이다. 그러므로 새해 아침도 설날도 아닌 입춘을 기준으로 간지가 바뀌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정색하고 할 것까지는 없다. 60년도 아닌 600년만에 돌아온다던 2007년 정해년 황금돼지 해 마케팅이 꼭 12년만인 지난해 반복되었을 때도 웃어넘길 수 있었던 이유도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내수시장에 그렇게 해서라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기를 바란 덕분이다. 오행으로 따지자면 음화(陰火)인 정(丁)은 붉은색이요, 음토(陰土)인 기(己)는 누런색이라 둘 다 황금과는 거리가 있지만 말이다.

사실 천간 오행 가운데 황토(黃土)와 백금(白金)은 있어도, 황금(黃金)은 없다. 그러니 2019년 기해년은 누런 돼지해이고,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신해년은 백금돼지해가 된다. 그리고 60갑자의 모든 해는 600년이 아니라 60년마다 한 번씩 돌아온다. 그래서 60을 환갑이라고 한다. 그러니 올해부터 11년이 지난 2031년에 진짜 금돼지해라는 마케팅이 벌어져도 놀랄 일은 아니다. 1966년의 천간이 양화(陽火)인 병(丙)으로, 색깔로는 붉은색이 되어야 함에도 백마(白馬)의 해로 잘못 알려져 있는 것에 비하면 점잖은 수준이니까 말이다.

올해는 경자년으로, 양금(陽金)인 경(庚)과 음수(陰水)인 자(子)가 만난 해다. 흰쥐의 다산성이나 황금쥐 마케팅을 기대해도 좋을 만한데 사정은 그렇지 않다. 음양오행론에서 지지(地支)인 자(子)는 천간(天干)인 경(庚)이 생(生)해주는데, 음양이 다른 관계다. 본래는 팔자 가운데 일간을 중심으로 분석하는 것이지만, 올해의 간지만 두고 말하자면 이른바 ‘상관(傷官)’이다. 상관이 발달한 사주는 리더보다는 참모 역할에 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신처럼 본인보다는 남의 일을 잘하되, 식신에게 없는 예리함과 민첩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경자년이 상관이라는 분석은 같아도 그 해석은 천양지차다. 60년 전인 1960년의 3ㆍ15부정선거를 떠올리는가 하면, 그 해 출생했다는 어느 공직자의 올해 행보와 그에 따른 엄청난 변동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올해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예정되어있는 탓이다. 이런 마당에 새해 아침, 우리대학을 위한 덕담을 한 마디 해볼까 한다. 자기실속을 차리는 데만 급급한 시대이니만큼, 새해 첫 아침 남 좋은 일을 해 볼 결심을 하면 어떨까. 그것이 연말에는 자기에게로 돌아올 것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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