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 인터뷰/ 도전하는 실천가, 공대생 강현준씨

졸업의 계절인 2월이 찾아왔다. 대학졸업, 사전적 의미로는 학생이 규정에 따라 학부의 교과 과정을 마침을 뜻한다. 하지만 그 반대로 이제 사회인으로서의 새로운 출발을 보여주기도 한다.  
눈이 내리는 1월의 아라캠퍼스에서 4년간 열심히 학교생활을 한 강현준(전파정보통신공학전공 4)씨를 만났다. 
<편집자주>

 

강현준씨(공과대학 전파정보통신공학전공).

 

▶졸업 소감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돌이켜 보면 인생을 살면서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시간이었다. 동시에 제일 재미있게 놀았던 학교생활이었다. 이제 학생이 아닌 신분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걱정이 앞서지만 그동안의 나를 돌아보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 

▶대학생활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기억에 남는 일들이 많다. 그중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지도교수님이신 좌정우 교수님 연구실에 들어가서 활동했을 때이다. 2학년 때 복학을 하고 나서 3학년 2학기까지 이동통신연구실에서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제주도의 관광인프라 형성을 위해서 관광 애플리케이션 개발, VR기기와 드론을 이용한 관광지 촬영, SNS와 Youtube를 통한 관광지 홍보, 해외논문 발표 등 여러 활동을 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선후배들과 동고동락하며 매주 회의하고, 밤을 같이 새면서 작업했던 일들이 기억난다. 당시에는 지치고 힘들었는데 돌이켜 보니 소중한 추억이었고 사회에 나가기 위한 준비과정들이었던 것 같다. 엄하시기도 했지만 항상 학생들을 위해 헌신하는 좌정우 교수님께 너무나 감사하다.

▶신입생으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것은.

술을 줄이고 그 돈으로 생산적인 일에 투자하고 싶다. 고3 때는 대학생이 된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환상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막상 신입생이 됐을 때 학교생활이 재미가 없다고 느꼈고,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행복을 찾았다. 만약 돌아갈 수 있다면 가벼운 행복이 아닌 대외활동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를 더 해보고 싶다. 또한 여행을 더 다니고 싶다.

▶공대생이지만 대외 활동을 참 많이 했다.

연구실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스스로 부족함을 느꼈다. 앱을 개발하기 위해서 UI/UX 디자인 개발, 코딩이 필수적이다. 공학교육혁신센터에서 제주도 스마트관광 수업을 신청하면서 공부를 했고, 그 밖에도 캡스톤 디자인, 창업캠프 등에 참여하면서 팀 프로젝트를 많이 진행했다. 
1학년 때는 잘 몰랐었는데, 찾아보니 학교에서 지원해주는 사업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 중에서 내게 필요한 수업들을 신청해 프로젝트에 필요한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팀원들과 소통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한 책임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해외봉사활동을 많이 다녔다.

전역을 하고 ‘어떻게 하면 학교생활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을 했다. 당시 친구에게 물어보게 됐고, 대외활동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답을 줬다. 그렇게 해서 아라해외봉사단을 신청하게 됐고, 처음으로 해외봉사를 경험해 보았다. 

당시 팀원들이 너무 잘 맞기도 했지만, 수업을 기획하고 준비하면서 내가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다. 항상 수동적으로 생활했었지만, 내가 직접 준비하고 참여하면서 나 자신을 능동적으로 바꿀 수 있었던 계기가 이때였던 것 같다.

한국에 온 후 아라해외봉사단에 대한 여운이 너무나 컸다. 그래서 다른 활동도 알아보았고, 때마침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에서 주관하는 월드프렌즈 청년중기봉사단을 알게 됐다. 당시 사회봉사 담당이었던 송윤희 선생님의 도움으로 제주대학교 재학생 6명이 한 팀을 꾸릴 수 있었다. 그렇게 6명이서 스리랑카 마타라에 있는 Ilma college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나는 체육선생을 맡았고, 스리랑카에선 생소한 씨름과 피구를 전파했다. 팀원들과 매일 밤 수업을 준비하고 춤을 연습하며 지냈다. 짧지만 길었던 6개월 동안 현지에서 지내면서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학생들과 교감하며 같이 웃고 때론 같이 울기도 했다. 그 문화를 좋아했고, 내 제자들을 사랑했다. 3년이 지나고 2019년에 다시 봉사현장을 찾아갔을 때 학생들이 아직도 피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신기하고 감동이었다. 돌이켜 보면 내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순간이었다. 

스리랑카에 다녀온 후에는 중기봉사단에서 알게 된 지인이 네팔에 있는 빈민가 사람들을 위해 봉사했다. 현지에서 기숙사를 짓는다고 해서 1달 동안 현지에서 살면서 집을 짓기도 했다. 그땐 너무 몸이 지치고 힘들었다. 하지만 만들어진 기숙사에서 여성분들이 재봉틀을 배우고 돈을 벌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여성의 인권을 높이는 활동들을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매우 뿌듯했다.

▶봉사활동이 끝나고 다시 그 국가를 방문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다시 가게 된 계기는 팀원들과 오랜 시간동안 같이 지냈던 동네가 그리웠기 때문이다. 중기봉사를 마칠 때 울면서 꼭 다시 오라던 학생들도 생각났고, 같이 봉사했던 친구도 스리랑카에 있는 제자들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졸업하면 친구와 같이 못 갈 것 같아서 기회가 있을 때 방문했다. 재회를 했을 때 그들의 반응이 아직도 인상깊다. 매우 반가워하며 맞이했고 신기한 눈으로 쳐다봤다. 현지 학부모가 야생사파리 투어를 시켜주는 등 봉사활동을 하면서 느낄 수 없는 새로운 경험을 했던 시기였다.

▶졸업 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취업을 하기 위해서 무선설비와 정보처리 기사를 취득했다. 하지만 그전에 네팔을 방문하려고 한다. 봉사활동을 할 때 관광을 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내가 봉사하면서 함께 만든 학교가 빈민가 여성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줬는지 직접 눈으로 보고 싶기 때문이다. 총 책임자였던 지인이 네팔에 있는 ‘포카라’ 지역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면서 직업학교도 계속 홍보하고 있기에 더욱 찾아뵙고 싶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대학생활을 의미있게 보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외활동은 한 번쯤은 해봤으면 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해외봉사를 통해서 해보지 못한 경험을 해봄으로써 성장할 수 있었다. 만약 아라해외봉사단을 알기만 하고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중기봉사도 안 갔을 것이다. 또한 네팔 빈민가에서 집을 짓지도 않았고, 연구실에 가서도 능동적으로 활동하지 않아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물론 대외활동이 필수는 아니다. 하지만 한 번뿐인 대학교 4년을 좀 더 알차게 보낸다면 경험이 되고 성장이 될 수 있다. 제주대학교에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실행해서 대학생활을 재미있게 보냈으면 한다.

네팔에서 집짓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강현준씨(왼쪽에서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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