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지구화’라는 표어에 걸맞게 세계의 장벽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서 뉴라운드의 출범으로 인해 세계무역 장벽의 무너짐과 산업의 재편성이 예고 돼고 있다. 뉴라운드(New Round)란 지난 95년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한 이후 WTO 회원국들이 벌이는 첫 번째 다자간 무역협상을 말한다. 여기서 라운드는 다자간 무역협상 테이블이 둥글고 특정 국가의 이익을 배재한 중립적이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의미이다. 지난 99년 미국 시애틀에서 회의를 가졌었으나 여러 이유로 인해 실패했었다. 이번 뉴라운드의 출범으로 ▲농산물의 시장개방 확대 및 보조금 축소 ▲반덤핑협정 개정 ▲서비스 시장 ▲지적재산권과 공중보건 등에서 합의를 이끌어냈다. 특히 주목할 것은 과거 선진국들의 주도에서 벗어나 개도국들도 자신들의 의견을 내놓아 보다 공정한 협상들이 오고갔다는 것이다. 세계은행은 이번 협상으로 인해 전세계에서 2조8천억달러(약3천5백조원)의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산업재편이 이루어지는 것이 불가피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분야의 대량실업과 고용불안정, 그리고 생활터전의 상실이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전문가들의 평가에 의하면 대외 의존도가 73%나 되는 상황이므로 무역개방은 대체적으로 잃은 것보다는 얻을 것이 많다는 의견이다. 무엇보다도 반덤핑 분야에서는 그동안 세계 2위의 반덤핑조사국이라는 입장에서 벗어나 대외수출에 있어 상당한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공산품에서도 수출의 증대가 이루어져 우리나라는 2.6∼2.9%의 GDP 증가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농수산 분야에서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쌀시장 개방과 보조금의 감축에 있어서는 조속한 대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화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수산업에 있어서도 그동안 잡는 어업에서 벗어나 기르는 어업으로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외에도 최대의 관심사인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12월 11일 정식으로 가입하게돼 세계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세계의 대기업들은 중국에 대규모로 투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중국과 대만의 무역기구 동시가입으로 양안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게 됐다. 뉴라운드의 출범은 그동안 침체돼 있던 세계의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데 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정부기구(NGO)들의 세계화로 인한 노동자의 권익 침해와 환경파괴의 우려의 목소리는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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