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세기 중반에 유럽에서 창궐한 페스트로 유럽인구의 30%가 사망하고, 이로 인해 노동력이 부족하면서 장원제도 및 봉건제도의 붕괴의 계기가 됐다. 이는 산업사회의 전환을 가져왔고 자본주의가 태동하는 계기가 됐다. 이처럼 전쟁이 아니라 전염병이 사회시스템의 변혁을 가져오기도 한다.

오늘날에는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은 물론 불과 3개월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기존 대학의 문화도 바꾸어 놓고 있다. 졸업식과 입학식이 취소되고, 비대면 강의를 통해 지식이 전달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대학들은 거의 면대면 오프라인 강의를 중심으로 한 교육서비스를 제공에 익숙해져 있어서 온라인 사이버 강의는 많은 혼란과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의 유명대학에서 귀국한 유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별 무리 없이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이미 세계 유명대학들은 자체 사이버대학을 통해 학위과정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강의에 대한 Know-How 축척 및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즉, 글로벌 명문대학들은 온라인 대학 추가 개설 없이 대학교내 자체적으로 온라인 과정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학위과정 제공방식에 따라 대학을 구분해 놨다. 온라인 대학에서만 온라인 학위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니 좋은 인력과 인프라가 갖춰져 있는 국내 유수 대학에서는 사이버대학을 운영하지 못하게 돼있다. 한국의 사이버대학 학위는 별도의 대학을 통해서만 교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평생교육의 기능도 있지만 학위를 얻기 위한 수단이 강해서 그 교육서비스의 품질에 비판을 하는 사람도 많다. 

이제 코로나19로 인한 한국 대학의 비대면 온라인 강의 문화는 빠른 속도로 확산ㆍ정착될 가능성이 많다. 한국의 유수한 대학들이 세계 유명대학들과 같이 자체 사이버대학을 통해 실시간으로 강의를 제공하고 학위까지 취득할 수 있는 과정을 개설하게 되는 교육체계 변화도 멀지 않은 미래에 전망된다. 

이러한 온라인 학위과정 제공의 특징은 시간, 공간, 장소 및 지역의 한계를 뛰어 넘어 학생을 모집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의 유수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지방대학들은 큰 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입학 정원이 고교졸업자를 초과하는 현상이 곧 다가오는데도 지역적 독점성으로 다른 지방대학에 비해 구성원들의 위기위식을 덜 가져왔던 우리대학은 한국의 유수대학 사이버대학 출현 가능성으로 큰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경쟁력을 상실해가는 학과들, 백화점식 학과ㆍ단과대학 운영이 우리대학의 현실이다. 

우리대학에서 근무하시던 고위공무원이 이메일을 통한 이임사에서 제주대학교는 혁신이 부족하다하면서 떠났다. 이제 학령인구 감소, 4차 산업혁명 환경,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강의 문화 확산에 따라 우리대학은 위기의식을 절실히 느껴야 되고, 대변혁의 구조조정 밑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다.

저작권자 © 제주대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