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준
국어국문학과 4

 

개강으로 즐거워야 할 3월이 지나고, 벚꽃엔딩이 마무리되는 4월말이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개강은 비대면 강의로 이뤄지고, 사이버 강의가 한창이다. 신입생은 물론이고 재학생이 기대했던 2020년의 대학 생활은 분명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여전하고 비대면 수업은 계속 연장되고 있다. 우리 모두가 이런 상황을 처음 맞닥뜨리기에 혼란스러울 뿐이다. 

일이 있어 교내를 걷던 중 내가 신입생으로 입학한 2015년도가 생각이 났다. 분홍빛 벚꽃이 흩날리는 교내를 걸었고, 대학생이라는 설렘에 두근거렸다. 이번 사태로 신입생들이 그 절경을 보지 못하고, 나와 같은 감정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팠다. 분명 같은 신입생이고, 같은 대학에 재학 중임에도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음에 고개를 젓고 만다. 

아라캠퍼스는  봄이 가장 아름답다. 다른 계절도 충분하지만, 3월 말에서 4월로 넘어갈 때 벚꽃이 만개한 학교 캠퍼스는 물론 대학 진입로를 걸어 본 사람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개강으로 들뜬 마음과 방학 동안 푹 쉬고 나서 다시 학교 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학우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만개한다. 잔디밭에는 삼삼오오 모여 막걸리도 마시고, 수다를 떤다. 누군가는 바쁘게 지나가고, 누군가는 여유롭게 벚꽃 혹은 친구들과 사진을 찍는다. 

이렇게 대학생활의 3월이 4월로 바뀌었다. 재학생들은 한 번쯤 경험해본 1학기 캠퍼스 풍경이기에 자연스럽고, 반가운 감정마저 느낀다. 신입생들에게는 처음 겪는 대학 생활에 어리둥절하고, 많은 약속들로 여러모로 바쁜 계절이기도 하다. 

이런 일들이 이번 학기의 재학생들에게는 조금 먼 이야기처럼 들릴 것이다. 그래도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앞으로도 많은 일이 있겠지만 시작이 엉망이라고 주저앉지 않기를 바란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각자의 자리에서 조심하며 할 일을 하고 있으면 어느덧 일상생활은 정상화가 될 것이라는 바람을 가져본다. 과거부터 우리는 항상 위기를 겪었고, 그에 대한 답을 찾아냈다. 이곳 저곳 문제가 생기며 복잡한 지금이다. 

벚꽃이 날리는 교정과 사람들은 눈에 보이지만, 정작 중요한 인연의 감정과 사랑의 느낌은 보이지 않는다. 정말 중요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기 마련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우리 스스로 조심하는 일은 눈에 띄지 않는다. 이러한 중요한 일들에 무감각해지지 말고 철저히 지켜서 밝은 얼굴로 학교에서 마주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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