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게 발전하는 기술, 블록체인을 통해 더욱 발전한다

현재 블록체인 기술은 다양한 산업분야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일러스트 출처=media-fast campus
이승원
소프트웨어융합교육센터
학술연구교수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인류는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1차 산업혁명, 대량생산을 가능케 한 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정보통신의 발달로 인한 3차 산업혁명을 겪어왔다.

그리고 우리는 요즈음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독일의 경제학자 클라우스 슈밥(Klaus Shuwab)이 창립한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의 2016년도 주제인 ‘제4차 산업혁명의 이해(Mastering the Foruth Industrial Revolution)’의 회의 과정에서 처음 등장했다.

위 포럼에서는 “기술혁명이 우리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고 있으며, 지금 지구에서는 제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언급하였고, 4차 산업혁명을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 등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으로 소개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 기술 중에 새롭게 재평가 받으며 떠오르고 있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 기술이다.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라는 필명의 저자는 2008년 ‘피어 투 피어 전자 화폐’라는 주제로 ‘비트코인: 피어 투 피어 전자 화폐 시스템(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라는 획기적인 논문을 발표하였는데, 위 논문에서 ‘블록체인’이라는 용어가 처음 등장했다.

이 논문에서는 ‘블록의 체인(chain of block)’이라는 용어를 도입해 블록체인 기술을 소개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블록의 체인’이라는 용어는 우리가 현재 흔히 사용하는 ‘블록체인(blockchain)’이라는 단어로 최종 진화됐다.

위와 같이 소개된 블록체인과 비트코인은 등장 초기에는 처음부터 대중의 이목을 끌지는 못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소수의 개발자들과 암호화 전문가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며 조금씩 기반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2011년 4월 미국의 시사 잡지 TIME은 “비트코인이 진정한 디지털 화폐로 사토시 나카모토가 창시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며 분산성과 익명성을 가진 세계 최초의 디지털 통화이다. 또한, 기존에 존재하던 페이스북(Facebook)의 크레딧(Credits), 마이크로소프트 포인트(Microsoft Points)와 비교하면서, 기존의 디지털 화폐가 믿을 수 있는 제3자의 중개가 필요한 반면, 비트코인은 제3자의 중개자 없이도 이중 사용의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온라인 화폐이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위 기사 보도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에 크게 관심을 갖게 됐다. 이를 통해 대중의 관심으로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급격한 성장을 이루면서 비트코인의 암호 화폐 가치도 크게 상승하게 되었다.

지속적인 비트코인의 상승세로 2013년에는 비트코인의 가격이 $1,000를 상회하게 되었고, 비트코인으로 일확천금을 얻었다는 사례들이 언론에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하였는데, 당시 비트코인은 투자 또는 투기의 도구로 사용되었다는 이유로 블록체인 기술마저 불편한 오해를 받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아닌, 순수한 블록체인 기술에 관하여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였고,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잠재력과 활용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게 되었다.

블록체인 기술 중 가장 주요한 특징이 ‘보안성’인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면 산업 전반에 걸친 데이터 보안 시스템의 많은 취약점을 해소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업들은 사이버 범죄자들로부터 거래의 비밀정보, 지적 재산, 고객에 대한 정보 등과 같은 비즈니스에 중요한 자산을 지키기 위하여 자체적으로 정보 보안 솔루션과 같은 정보 보안체계를 구축하여 운용하고 있지만, 사이버 범죄 기술은 나날이 고도화되어 가면서, 비인가 접근 시도, 디도스 공격, 중간자(MITM, Man In The Middle) 공격 등을 통해 기업, 조직, 단체를 공격하며 매년 천문학적인 액수의 손해를 발생시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술은 기업, 조직, 단체에서 그들의 보안성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환영받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거래 정보가 여러 컴퓨터의 거래 장부에 복제해 보관되기 때문에 위조나 변조의 위험이 없고, 투명성이 높기 때문에 추적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보안의 필수 요소 중 하나인 ‘무결성’을 보장해 줄 수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정보의 위ㆍ변조 위험을 막고, 사이버 보안의 많은 이슈사항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은 비단 보안 분야에서만 두각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다. 비트코인이 등장하였듯이,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 서비스’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며칠, 몇 주가 걸리던 확인 작업이 원장 사본을 모든 피어들이 소유하고 있어야 하는 블록체인의 특성상 짧은 시간 안에 처리가 가능하므로, 많은 은행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도입하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하여 고객들 역시 더욱 신속하고 편리한 금융 서비스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최근 공급 사슬 관리(SCM, Supply Chain Management)가 복잡해지고 위조품의 생산이 증가하는 등 유통과정이 투명하지 않기 때문에, SCM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유인이 증가하였다. SCM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경우, 제품을 생산한 첫 번째 단계부터 최종 소비자에 이르는 단계까지 모든 참여자들에게 제품의 생산ㆍ유통ㆍ판매 전 과정에 발생하는 거래 내역을 제공할 수 있다. 더불어 이를 통해 중간 단계부터 최종 단계의 구매자 별 구매 성향 등을 파악할 수 있어 가치 창출, 비용 절감 등의 시도를 추가로 모색해볼 수 있다.

심지어 자선단체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효율적이고 투명한 운영이 가능하게 되므로 더욱 공정하고 깨끗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어 대중들에게 신뢰감을 쌓기에 용이하다.

그리고 예술 산업, 음원 및 콘텐츠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시켜 출처 관리, 소유권, 지적재산권, 저작권 등의 분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환자들의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의료 서비스 분야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면 병원의 정보 보안 시스템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으며, 약물을 추적하고 환자 데이터의 투명성을 보장해 줄 수 있다.

거버넌스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되면 보다 민주적인 방식으로 네트워크와 운영을 관리할 수 있고, 선거 기간 동안 부정선거를 방지하는 등 선거 절차의 신뢰도를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입법 과정에서 활용되는 공정하고 안전한 시스템을 구축하여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부정·부패를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도 활용될 수 있고, 세금 징수에서부터 재정 분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요즘 시대에서 데이터의 무결성과 추적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까지 포함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블록체인 기술은 사물 인터넷과도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 된 기술이며, 사물 인터넷 네트워크 역시 산발적인 곳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하여 자주 이용되므로, 블록체인 기술은 사물인터넷의 불변하는 투명한 장부를 유지할 수 있게 하며, 수집된 데이터들끼리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블록체인 기술은 앞서 언급한 사례들 외에도 여러 산업 분야와 서비스 분야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잠재력이 강한 기술이며, 여러 긍정적인 신호가 이미 PoC(Proof Of Concept) 구현의 성공 사례에서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재 많은 회사들과 단체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데 상당한 예산을 할당하고 있고,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갖고 있는 추종자와 개발자의 수도 증가하고 있다.

조만간 블록체인은 지금의 인터넷처럼 우리 삶에 밀접하게 얽히게 될 것이며, 가까운 장래에 블록체인 기술의 기하급수적인 성장과 더 많은 기술 적용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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