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제치고 학내 가장 큰 커뮤니티로 자리 잡아
쌍방향 소통으로 다양한 정보 공유ㆍ획득 가능해
시스템 개선으로 익명에 고유번호 시스템 부여

제주대학교 에브리타임의 게시물이다. 특정 단과대학을 지칭하는 표현은 모자이크 처리했다.

‘에브리타임’은 대학생 어플 다운로드 1위에 빛난다.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에브리타임 어플을 사용한다. 학교생활을 하며 지속적으로 에브리타임 어플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있는 반면 에브리타임 어플 자체를 이용하지 않는 학생도 있다. 과연 에브리타임은 무엇이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 살펴봤다.  <편집자주>

◇에브리타임의 기능

에브리타임은 대학생 커뮤니티 및 시간표, 강의평가, 시험정보 열람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학교 인증을 받은 누구나 자유롭게 글을 게시하고 댓글을 달아 학생들과 학교생활전반에 관련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학교 웹메일 계정을 이용해 학교인증을 받아 외부인의 유입이 차단된다. 우리 학교의 경우 에브리타임이 학교 내 가장 큰 독점적인 커뮤니티로 자리잡았다.

에브리타임으로 수월하게 시간표 구성이 가능하다. 전공, 교양, 일반선택, 교직 등의 분야가 나눠져 있어 자신이 들어야 하는 과목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시간표 마법사’ 기능을 이용하면 시간에 맞는 모든 경우의 수를 조합해 만들어질 수 있는 시간표를 알려준다. 학교 시간표 외에도 아르바이트, 스터디 그룹 등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에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강의평가 외 에브리타임 어플 내 강의평가가 가능하다. 해당 강의를 들은 학생이 강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와 시험에 대한 의견을 남기면 포인트를 받는다. 이 포인트는 다른 강의의 시험정보를 열람할 때 사용한다.

다양한 게시판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자유게시판, 비밀게시판이 있다. 이 외에도 정보게시판, 홍보게시판, 동아리ㆍ학회 게시판이 있다.  우리학교에는 짝사랑게시판, 기숙사게시판이 인기가 많은 편이다.

◇에브리타임이 열풍인 이유

에브리타임이 대중화 되기 전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 ‘아라토론방’이나 페이스북 페이지 ‘제주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 ‘제주대학교 대나무숲’ 등을 이용했다. 학교 홈페이지 아라토론방은 이용률이 적어 제대로 된 의견교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페이스북 페이지는 페이지의 주인이 글을 게시해 줄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빠른 소통에 한계가 있었다. 현재 아라토론방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글이 올라온다. 최근 게시물의 조회수도 100에 머무르는 만큼 이용자가 없을 뿐만 아니라 댓글도 없다. 페이스북 페이지도 작년 9월을 끝으로 게시물이 업로드 되지 않았다. 제대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에브리타임은 정보제공과 소통의 역할에 최적화 돼있다. 4대 학생자치기구, 동아리, 서포터즈 등의 단체는 에브리타임을 통해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거나 홍보활동을 한다. 올해는 대부분의 대면활동이 중지돼 에브리타임을 통한 교류가 이뤄질 수 밖에 없었다. 피아노 동아리 칼리오페 회장 강진호(토목공학과 3)씨는 “학기 초 홍보공연, 포스터 부착을 통해 동아리 신입부원을 모집한다. 올해는 학교에 학생이 없다 보니 에브리타임을 이용해 홍보하고 있다”며 “에브리타임에 올리지 않았을 때보다는 홍보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에브리타임 어플은 대학생활 전반과 관련된 정보의 공유가 가능하다. 특히 새내기의 경우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여러 궁금증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에브리타임을 통해 학교생활 전반에 대한 질문과 강의내용, 과제, 시험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눈다. 특히 매 학기 수강신청기간이 되면 교수님마다 강의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 어떤 강의가 좋은지 질문하는 게시글이 주를 이룬다. 

◇익명 뒤에 숨겨진 이중성

에브리타임은 대부분 익명으로 활동한다. 자신이 누군지 드러나지 않는 익명성은 소통 활성화에 기여하지만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자신의 소속이 드러나지 않는 익명성을 이용해 자신이 속해 있지 않은 단과대를 욕하거나 근거없는 비방을 하기도 한다. “○○대 학생들이 진짜 좀 이상하긴 한거 맞는듯?”, “솔직히 말해서 ○○대가 제일 만만함”, “근데 ○○대학생들은 지들이 뭐라도 된 줄 아나봄” 등 특정 단과대를 향한 혐오표현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자유게시판, 비밀게시판 등 기본 게시판에는 관리자가 없다. 관리자가 게시판을 관리하지 않고 신고가 누적된 글의 게시자의 어플 이용에 제재를 가한다. 객관적으로 문제가 없는 글이라도 신고가 누적되면 이유를 불문하고 어플을 사용할 수 없다. 

송성현(국어국문 1)씨는 교내 학교 잠바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학교 잠바를 디자인 해 에브리타임을 이용해 학생들의 의견을 물었다. 그는 “대부분 학생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활용성이 없다’, ‘없으면 없는대로 있어라’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학생들도 있었다”며 “학잠과 관련된 게시글을 올렸을 때 신고가 누적돼 신고사유에 부합하는 글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에브리타임 이용에 제재를 받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비대면수업 일정과 관련해서 다양한 추측성 글과 루머, 거짓 정보가 떠돌아 혼란을 겪기도 했다. 에브리타임을 자주 이용하는 고운정(행정학과 3) 학생은 “에브리타임에는 ‘○월○일 대면강의 시작함’이나 ‘오늘 회의하고 결과 알려줄 듯’이라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학교의 공지가 없으면 비대면수업 일정과 관련해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만큼 공신력 있는 정보가 아닌데도 괜히 믿게 된다”며 “비대면수업과 관련한 게시물을 올리면 학생들의 관심이 커지기 때문에 거짓정보가 떠다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통을 계속하기 위해서라면

대학 내 학생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은 에브리타임 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대면강의와 관련해 총학생회가 설문조사를 하고 학교가 발 빠른 대응을 하도록 여론을 이끌어간 공간은 에브리타임이다. 특히 다양한 학내 문제와 관련한 크고 작은 폭로가 에브리타임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는 에브리타임과 익명의 존재를 부정할 수 만은 없다.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하기 어렵다.

5월 14일부터 익명 시스템이 업데이트됐다. 게시물에 댓글을 작성할 때는 익명과 함께 ‘익명 1’,’익명2’ 처럼 고유번호가 보인다. 동일한 이용자가 같은 글에 여러 개의 댓글을 달았을 때 다른 작성자와 구분되지 않아 인지하기 어려운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고유번호는 해당 글에서 댓글을 작성한 순서대로 부여된다. 다른 글에서는 새로운 번호가 부여된다. 

익명의 작성자가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없게 암호화하는 익명시스템은 유지된다. 고유번호가 보여지더라도 익명의 댓글 작성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또한 게시물을 도배하는 등 서비스 악용을 방지하기 위해 10분당 하나의 글만 작성할 수 있도록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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