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지구촌의 일상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대학도 예외 없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졸업식, 입학식이 취소되었고 개학도 2주나 연기하여 개강하였다. 벌써 몇 주만 버티면 된다고 예상했던 비대면 강의는 11주째로 접어들었다. 

이처럼 새로운 캠퍼스 일상이 지속되고 있어 이번 학기는 비대면 강의와 절대평가로 마무리될 것 같다.  그렇지만 꿈과 희망에 부풀어 입학을 기다렸던 신입생들이 대학생활을 느껴보지도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이러한 환경에서도 우리 가족들은 묵묵히 학업, 교육ㆍ연구ㆍ봉사, 행정지원 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19로 교수와 학생들은 얼떨결에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였다. 비대면 강의가 장기화됨에 따라 대학본부의 지원이 강화되고, 4차 산업 혁명을 대비하는 이러닝센터의 역할도 커지고 있다. 

교수와 학생들도 온라인 강의에 적응하려고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 더욱이 동영상 녹화 강의(LMS)를 진행하는 교수들은 대면강의 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고 있다. 

학생들 입장에선 학습도중 정지 버튼을 눌러 쉴 수도 있고 잘 이해가 안 되면 다시 돌려 볼 수 있지만, 교수입장에선 들이는 노력에 비해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못해 피로감이 높다고 한다. 

코로나19 사태는 교수들에게 자기 교수법을 뒤돌아보고 변신을 꾀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은 분명하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는 지구환경 측면에서 긍정적이고 놀랄만한 효과를 발휘하였다. 지구촌의 모든 인류는 느끼고 있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적고, 초저녁 서쪽하늘을 밝히는 금성, 무수한 별들이 가득한 밤하늘을 본 적이 있는지? 혹자는 코로나19를 생물권인 지구환경을 무차별적으로 훼손한 인류에게 보내는 자연의 경고음이라고 해석한다. 

코로나19는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보여주었다. 앞으로 전개될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는 모든 분야가 ‘불확실성’이란 단어로 귀결되고 있다. 마침 21세기 중 새 10년을 시작하는 2020년은 우리대학 개교 68주년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어려움은 크지만, 개교 68주년에 맞는 새로운 경험들은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대학의 좋은 학업성적, 우수한 연구업적, 훌륭한 성과도 중요하지만, 이 모두는 더욱 소중한 가족, 동료, 대학 공동체의 평안 속에서 그 의미를 가진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 

우리는 습관의 동물이라 그동안 해왔던 행동이 비효율적이어도 습관적으로 해왔다. 코로나19로 인해 강제적으로 행동을 바꿨는데 바뀐 행동이 더 효율적이라면 과거로 돌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어떻게 맞이해 대처할지 고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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