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은 일을 시작해 일으킨다는 뜻이고, 수성은 이룩한 것을 잘 보존한다는 뜻. 즉 일을 일으키기는 쉽고 그것을 보존하는 것은 어렵다는 말이다.

  태평성대를 이룩해 낸 태종 이세민은 어느 날 조정의 대신들에게 제왕의 일로 창업과 수성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어렵냐고 물었다.

  그러자 방현령은 “국가를 세우려면 뭇 영웅들이 서로 각축을 벌이기 때문에 수많은 적을 격파해야만 합니다. 그렇게 보면 창업 쪽이 어렵습니다.”고 말했고 이에 위징은 “일단 천하를 손에 넣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교만해져 정사를 게을리하게 되고 민심은 자연스럽게 이반됩니다. 이렇게 보면 수성이 더 어려운 것입니다.”라고 반박했다.

  태종은 두 신하들의 말을 듣고 “방현령은 나를 따라다니면서 천하 평정에 참여하여 수많은 위험을 겪고 지금에 이르렀으니 창업을 어렵다고 본 것이며, 위징은 나의 뜻을 받들어 정치를 안정되게 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에 국가의 위기란 교만과 게으름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알아 수성이 어렵다고 본 것이다. 창업의 힘든 일은 이미 과거의 일이 되었다. 지금부터는 그대들과 더불어 수성의 어려운 일을 감당하며 삼갈 것이다.”고 매듭지었다.

  두 신하들은 과연 태종다운 결론이었다고 생각하며 할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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