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날씨에 몸도 마음도 많이 움츠러드는 때이다. 찬바람을 피해 이곳저곳을 찾아 들어가게 마련인데 아직 학생인 우리 나이엔 좀 더 싼 곳, 그러면서도 맛있는 곳을 찾게된다.

  시청 석현슈퍼 쪽으로 들어가 처음 나오는 왼쪽 골목으로 들어서면 정감 있는 장소를 발견할 수 있다. 화려하고 세련된 주위 여러 간판들 속에서 『왕 빈대떡 파전 전문』이라고 쓰여진 빨간 간판이 앙증맞다. 인자해 보이고, 무척이나 수더분 해보이는 아주머니 한 분이 손님을 반긴다.

  매직으로 서툴게 ‘빈대떡 3천원, 파전 3천원, 오뎅국 3천원, 소주 2천5백원, 막걸리 2천원, 만둣국 5천원, 동태알탕 5천원, 낙지볶음 5천원’이라고 쓴 하얀 메뉴판이 인상적이다. 번지르르한 여러 가게의 메뉴판과 인테리어와는 달리 이런 소박하고 꾸밈없는 모습이 손님을 더욱 더 편하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이 곳은 아주머니의 인심만큼 밑반찬도 푸짐하고 하나 하나 나오는 음식도 알차다. 빈대떡은 녹두를 주재료로 하여 돼지고기, 고사리, 숙주나물을 비롯한 각종 야채로 만들고, 파전은 오징어, 조갯살, 계란, 파를 재료로 하여 만든다. 아주머니의 정성이 담긴 두툼한 파전과 빈대떡은 보기에도 무척이나 먹음직스럽다.

  가격대도 무척 저렴해서 부담 없이 가기엔 정말 좋을 것 같다. 학생들의 주머니 사정을 고려한 아주머니의 마음씨가 고맙게 느껴진다.

  이 곳은 단골들이 자주 오고가는데,소박한 삶의 애환을 막걸리와 빈대떡으로 달랜다고 한다. 노동을 하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오신 아저씨들과 주인 아주머니 사이에 오가는 일상적인 한마디 한마디에서 정이 느껴진다.

  작년 2월부터 개업한 이 곳은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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