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작 소감

김남우
행정학과 4

참 기쁜 선물을 받았다. 그토록 바라던 백록문학상 수상 소식을 헬스장 트레이드 밀 위에서 전해 들었을 때, 긴급 정지장치를 누르지 않았다면 나는 굴러 떨어져 무릎에 피멍이 들었을 거다. 그래도 마냥 반갑고 고마운 소식이었다.

뜨고 가슴 설레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나는 살아 있음을 느낀다. 작년 지방공무원 최종합격을 했을 때가 그랬다. 올해는 무슨 소식이 없나 가슴을 두근거리고 있었는데 기어이 제주도가 나에게 선물을 하나 더 안겨줬다. 내가 사랑하고, 나를 사랑해주는 소설로 문학상을 받아 행복하다. 그것도 제주 4ㆍ3을 다룬 소설로 받아서 넘치게 기쁘고 감사하다.

ㆍ3과 나는 인연이 있다. 고등학생 때 4ㆍ3 전국백일장에서 시 부문 수상을 했다. 최우수상을 받았는데, 시 제목은 <억새풀 꺾지 말거라>였다. 제주도 사람은 억새풀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꺾고 짓밟아도 기어이 다시 고개를 드는 강인함, 그 질긴 역사가 제주 사람과 닮았다. 그리고 나와 참 똑같다고 생각한다. 불우한 어린 시절과 청소년기를 보냈지만 끝내 꺾이지 않고 살아왔다.

리고 지금, 여기 제주에 발 딛고 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소설이 나의 생명줄이 되어준 것 같다.

할아버지께서 4ㆍ3 유족이시다. 작년에는 나도 4ㆍ3 유족으로 지정받았다. 덕분에 올해는 4ㆍ3 평화재단에서 장학금까지 받게 됐다. 감사한 소식이 하나 더 는 셈이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4ㆍ3이 무엇인지, 나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왕이면 제일 잘 할 수 있는 일로. 그래서 노트북을 켰다. 소설을 한 편 엮었다.

감사한 소식으로 돌아온 소설에게도 고마움을 느낀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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