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수면시간 OECD 중 꼴찌
잠을 잘 자면 인생이 즐거워져

현정석
경영정보학과 교수

한국인의 수면시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꼴찌다. 2017년에 OECD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22분이었다. 우리나라의 수면시간은 7시간 41분으로서 OECD 사람들보다 41분 덜 잔다. 

잠을 잘못 자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체르노빌 폭발사건과 우주선 챌린저호 폭발은 잠이 부족했던 근무자가 실수하여 일어난 사고였다. 

뇌는 수면을 취하는 동안 세포 사이에 쌓인 단백질 노폐물을 청소한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무력감을 느낄 확률이 7배, 외로움을 느낄 확률이 5배 더 높다. 

수면부족은 창의성, 생산성, 의사결정을 망치는 주범이다. 수면은 일상생활의 리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서 학업성적뿐만 아니라 행복감, 대인관계, 건강, 의사결정, 문제해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잠을 잘 자야 좋은 일이 생긴다. 

잠을 잘 자는 학생이 잘못 자는 학생보다 더 좋은 성적을 받는다. 미국 MIT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연구에서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30분인 학생들은 평균 7시간 30분을 잔 학생들보다 성적이 50% 나빴다. 똑같이 7시간을 자도 10시, 12시, 새벽 1시에 잠은 자는 학생들은 시험성적이 비슷했지만, 새벽 2시가 넘어 자는 학생들은 성적이 나빴다. 

미국 대학생 5만5322명을 대상으로 일주일 중에 수면장애를 겪는 날이 학업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연구가 있다. 이 연구에 의하면, 잠을 제대로 못자는 날이 하루 늘어날수록 낙제를 할 가능성이 10% 높아지고, 수업을 빼먹을 확률은 14% 증가했고, 학점 평균이 0.02점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광절약시간제도인 서머타임제는 매년 70여 개 국가에서 16억 인구를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다. 1시간 일찍 생활하는 봄철에는 1시간의 수면이 짧아져서 심장마비의 발생확률이 24%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잠을 자면 지친 몸을 쉬게 하면서 동시에 뇌를 회복시킨다. 숙면을 취하면 뇌를 학습에 적합한 상태로 준비시켜 마른 스펀지처럼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게 된다. 

잠이 부족하면 기억 능력이 떨어진 뇌는 흠뻑 젖은 스펀지처럼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지 못한다. 만성 수면부족은 기억력을 퇴화시켜 치매로 이어진다. 뇌의 앞쪽 부분에 위치한 전전두피질은 의사결정과 문제해결에 큰 역할을 담당한다. 

잠이 부족하면 전전두피질의 기능이 떨어져 감정조절이 안 되어 사회생활에서 문제가 생긴다. 아울러 잠이 모자라면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그렐린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 과식과 비만까지 이른다. 

우울증 환자와 일반인은 불쾌한 사건에 대해 같은 정서적인 반응을 보이지만, 우울증 환자들은 일반인과 달리 즐거운 사건에 대해 즐거움을 느끼는 강도가 낮다. 즉, 우울증 환자들은 일반인보다 슬픈 일을 더 느껴서가 아니라 즐거운 것을 느끼지 못하여 우울감을 느낀다. 많은 연구들은 수면부족이 우울감을 느끼게 만든다고 발표하였다. 

재미를 위해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보느라 늦게 자면 반대로 다음 날 아침에는 긍정적 기분이 줄어드는 역설적인 경험을 겪게 된다. 

잠을 잘 자려면 몇 가지 수고가 필요하다. 

첫째, 외부의 빛을 차단하는 암막커튼으로 창문을 가려야 한다. 둘째, 잠을 자기 전 주변의 모든 전자기기를 꺼야 한다. 밤 10시가 되면 스마트폰에 전화벨, 문자메시지, SNS 알림음이 울리지 않도록 ‘방해금지모드’로 설정해야 한다. 새벽에 누가 보낸 “남에게 배려하며 사세요!”라는 문자메시지를 읽다가는 깊은 잠을 못 잔다. 셋째, 밤 12시 이전에는 자야 한다. 넷째,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규칙성을 가져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은 수면 패턴을 안정되게 만들어서 수면의 질과 양을 향상시킨다. 잠을 잘 자면 인생이 즐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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