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승
언론홍보학과 2

시민단체가 지난해 11월 개봉한 ‘겨울왕국 2’가 독점금지법(독점금지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를 검찰에 고발했었다.

‘겨울왕국 2’는 2019년 11월 기준으로 스크린 점유율 88%, 상영횟수 1만 6,220회로 ‘어벤져스 : 엔드게임’의 한국 영화관 사상 최고 상영횟수 기록을 넘기며, 영화 상영이 끝난 현재 1370만명이 넘는 관객들이 관람했다.

전 세계의 영화 선진국들을 살펴보자. 프랑스는 극장에서 한 영화가 스크린 3개 이상을 점유하는 것은 불법이고, 미국은 점유율이 30%가 넘으면 불법이다. 

2014년 개봉한 천만 영화 ‘명량’을 예로 들어보면, 스크린 수 1,586개로 스크린 점유율 39.8%, 상영 점유율 52.1%로, 영화를 보러 가면 정말 ‘명량’밖에는 볼 영화가 없는 상황도 자주 일어났다. ‘명량’은 누적 관객 수 1761만 명으로 현재까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흥행한 영화로 인식되어있지만, 과연 이 영화는 영화 자체로 평가받아 천만 영화를 달성한 것인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스크린 독점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은 관객 뿐만이 아니다. 독립영화의 감독들이 아예 영화관 상영을 포기하는 경우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어차피 개봉할 스크린 수가 없으니, ‘넷플릭스’같은 OTT(Over The Top) 플랫폼에서 영화를 개봉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OTT 플랫폼은 시간에 맞춰 영화관에 가야 하는 불편함 없이 아무 때나, 어디서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관객 수는 영화관 개봉과 비슷할 수 있지만, 많은 독립영화를 한 개의 플랫폼에서 다루기에는 홍보 수단이 적고, 결정적으로 돈을 벌 수가 없다. 부가가치세와 영화발전기금을 제외한 40% 이상의 수입을 가져가는 영화관 개봉과 달리 OTT 플랫폼 개봉은 해당 플랫폼만 이득이 있을 뿐, 영화제작사와 배급사에서 버는 돈은 현저히 적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영화시장은 이러한 상황을 이미 겪고, 타격을 감수하고 투자사, 배급사, 제작사를 계열 분리시켰다. 하지만 한국은 그 당시 할리우드보다 스크린 독점이 더 고착화된 상황이기에, 보다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  

영화 다양성의 증진과 독과점 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시장이 해야하는  건강한 기능을 상실해갈 때 국회와 정부는 마땅히 개입할 수 있다.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영화진흥위원회는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을 개정하고 실질적 정책을 수립, 시행해, 영화상영의 다양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독립영화가 설 자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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