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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오늘의 모습으로 바꾼 무역 세계사
  • 권상철 지리교육전공 교수
  • 승인 2020.09.09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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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의 세계사 (라이팅하우스),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세계화가 오랫동안 서구에 의해 확장된 이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주의 주창,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새로운 변환으로의 전조로 언급되고,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욱 이를 앞당길 듯하다. 무역과 질병은 세계화가 진전된 오늘의 모습을 가장 특징적으로 보여준다.

작년 번역 발간된 ‘무역의 세계사’는 세계 교역의 기원인 메소포타미아에서 근래의 보호무역주의와 자유무역까지를 연대를 따라 전개하며 소소한 미시적인 요소들, 예를 들면 구리, 편서풍, 계절풍, 비단, 향료, 질병, 설탕, 아편, 냉장 방식, 무역회사 등장 등의 정보와 지식을 동원하며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전체 내용은 1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 장의 메소포타미아 초기 교역에서 시작하여, 그리스 시대, 육로의 대상 무역, 이슬람의 무역을 통한 종교 확산을 다룬다. 이어 중세 시대의 향료, 차, 노예무역 그리고 흑사병 등의 질병을 교역의 일부로 소개하고 있다. 대항해 시대가 열리며 등장한 서구 주도의 세계 무역 확대는 경제적 세계화를 절정에 이르게 하는 변화로 단순한 교역을 넘어 생산을 위한 플랜테이션 설치, 삼각 무역을 통한 이익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주의적 교역이 확대된다. 이는 선박이 목선에서 철선으로 바뀌고 범선에서 동력선으로의 변화, 철도 교통의 확대로 현재의 교역과 무역 시대의 토대를 구축하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학의 발전과 교역의 목적으로 경위도선의 구축, 이에 따른 항로의 개척 등은 현재에도 부러운 산학 연계의 성과라 하겠다. 이어서 과잉생산의 위기인 대공황과 보호주의의 등장 그리고 세계화를 둘러싼 찬반 논쟁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은 580여쪽에 달하는 두께에도 불구하고 읽기 시작하면 복잡하게만 여겨지던 역사를 교역을 중심으로 쉽게 이해 시켜 주고, 단편적으로 알고 있던 소소한 정보와 얘기들을 역사와 엮으며 흥미를 더해주어 힘들지 않게 마지막에 다다르게 한다. 중간중간 지명, 지역이 혼란스러워질 때는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가 적절히 삽입되어 이해를 돕는다. 

세계를 오늘의 모습으로 만든 무역을 둘러싸며 나타난 패권의 역사를 역사학, 지리학, 경제학, 사회학을 아우르며 전개하고 있는 이 책은 오늘의 세계정세를 과거로부터 이해하는 세계 해설서로 읽을 가치가 있다. 다만 서구의 학자에 의해 서구 자료를 중심으로 내용이 구성되다 보니 동양의 관점과 이해는 부족한 아쉬움이 있으나 이것도 역사의 한 모습인 현실인 듯하다. 해양을 통한 항해는 중국이 일찍 인도까지 다다른 기록으로 제시되는데 자원 구득이나 교역이 주된 목적이 아니어서 서구에 비해 동기도 덜 절실했고, 내부 사정으로 지속되지는 못했다. 서구의 교역 필요성과 동기는 동양에 비해 부족함을 메꾸기 위해 그리고 부의 축적을 위해 강했지만, 항해 이동의 세세한 기록들은 후세로 이어지며 누적되어 당시까지 동양이 주도했던 세계가 점차 서양이 동양을 앞서가며 역전시키는 토대가 된 것은 빅데이터 시대의 오늘까지도 이어지는 건 아닌가 싶다. 

세계정세의 이해를 더하는 유사한 책으로 ‘설탕, 커피 그리고 폭력’, ‘어떻게 세계는 서양이 주도하게 되었는가’, 그리고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전자의 2권은 무역을 이익을 위한 무자비한 착취의 역사 그리고 서양 주도의 세계는 대항해시대가 그 분기점으로 강조한다. 

실제 ‘무역의 세계사’에서도 초기 서구의 중국과의 교역 시도는 중국에서는 거의 구미가 당기지 않는 수준이어서 수입이 비중이 컸다는 내용을 언급하고 있다. 후자의 책은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이 국가의 운명을 가르는 측면을 다루며 성공적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무역의 세계사’가 세계의 변동을 교역을 중심으로 가치 중립적으로 다루고 있다면, 관련된 책들은 세계의 변화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이를 비판, 반성하고, 나아가 바꿀 수 있는 미래를 함축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만들어 낼 앞으로의 세계는 단순한 상상력으로 그려내기에는 현실로 다가오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가 만들어 준 시간적 여유를 이 책을 읽으며 보낸다면 보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방향으로의 미래를 상상하고 실현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권상철 지리교육전공 교수  webmaster@jeju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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