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상이 편집국장

제주대의 청렴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교육부는 최근 제주대학교 종합감사결과를 공개했다. 54건의 부당사례가 적발됐다. 인사ㆍ복무분야 13건, 입학ㆍ학사분야 16건, 예산ㆍ회계분야 10건, 산단ㆍ연구비분야 10건, 시설분야 5건이다. 

총 216페이지로 구성된 감사결과는 ‘기본에 충실한 대학,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인 제주대의 민낯을 드러냈다. 

크고 작은 지적사항들이 있었지만 그 중 부당 출석처리, 시험문제 중복 출제, 장학금 부당 지급과 관련한 문제가 눈에 띄었다. 

제주대학교 학칙 제25조에 따르면 과목당 수업시간의 4분의 3이상 출석하지 않으면 F처리된다. 

지적사항에 따르면 한 수업에서는 수강생이 결석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출석처리를 했다. 게다가 A이상의 높은 성적을 부여했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2016년부터 2019년도 1학기까지 25명의 교수가 대학원 졸업종합시험문제를 전, 후기 또는 전년도와 동일하게 제출했다. 

대학원 수업뿐만 아니라 학부수업에서도 시험문제를 똑같거나 비슷하게 내는 경우가 많다. 학기가 변함에도 불구하고 시험문제를 동일하게 내면 족보가 탄생한다. 전공과목과 교양과목을 막론하고 시험기간이 되면 족보는 활개를 친다. 

학생회 임원 장학금은 직전학기 성적이 2.7이상인 경우에만 선발 가능하다. A 학생은 직전학기인 성적이 2.58임에도 불구하고 학생회 임원 장학금 1,312,000원을 받았다. 

학생들 요구에도 불구하고 지금껏 4대자치기구는 외부감사를 받지 않았다. 선거운동 기간 후보자들은 일만아라 학생을 위해 봉사한다고 외쳤다. 4대자치기구의 출범 이후, 일만아라 학생은 ‘주의 N회’, ‘지적사항 없음’이라고만 쓰인 총대의원회의 감사결과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학생회비를 내는 주체임에도 불구하고 어디에 얼마나 쓰이는지조차 모른다. 

그동안 4대 자치기구는 ‘우리는 학교를 위해 봉사한다’며 외부감사를 꺼렸다. 부당하게 장학금을 받은 학생회 임원은 떳떳하게 학생들을 위해 봉사했다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대부분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경고나 주의, 시정처분이 내려졌다. 감사 결과, 중징계 2명, 경징계 6명의 처분으로 마무리 됐지만 학교는 학생들의 신뢰를 잃었다. 

잘못을 저지른 이들에게 책임을 묻고,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 ‘아무도 모르겠지’로 시작한 작은 비리는 더 큰 비리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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