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주도를 비롯해 우리나라 전역에서는 오는 6월에 열릴 2002년 월드컵으로 들떠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우리나라 대표팀이 16강에 올라 갈 수 있을까, 어느 나라 팀이 이번에 우승을 하게 될까하는 등의 물음이 주된 관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월드컵에 대한 관심과 열기는 부단 우리나라에서만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각 민족이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월드컵을 창시한 쥘 리메는 “축구야말로 계급이나 인종의 구분 없이 모두를 한마음으로 만들어 세계를 행복한 한가족처럼 단합시킬 것이다”라고 말한다. 실제 그의 말처럼 우리 사회는 지금 월드컵이란 이름 아래 ‘단합’을 실천하려 한다. 한국 대표팀 16강 진출 기원, 친절 월드컵, 노사평화 선언 등 우리의 단합되어 가는 모습들이 보인다. 하지만 월드컵이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화합과 평화의 축제일까? 월드컵은 단순히 전세계인의 화합을 위한 축제는 아닌 듯 싶다. 우리가 보고 있는 지금의 월드컵은 FIFA(국제축구연맹)에 의해 하나의 비즈니스화 되어가고 있다. 월드컵을 개최함에 있어 개최지로 지정 받기 위해, ‘월드컵’이란 이름을 허가 없이 사용 할 수 없어 후원 업체로 등록하기 위해 각종 로비가 이뤄지는 등 하나의 사업으로 정착되어있는 상황이다. 그와 함께 스포츠 용품 업체와 FIFA가 결탁해 합법적(?)으로 노동착취를 하고 있다. 월드컵 후원 스포츠 용품 업체 중 나이키는 자체 공장이 없고, 아디다스는 독일에 샘플 공장이 하나 있을 뿐이다. 브랜드를 지닌 초국가 기업들은 하청을 통해 제품을 생산한다. 그 과정에서 중간 하청업체 및 후원 업체들은 노동을 착취하고 있다.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사용되었던 월드컵 공인 축구공 ‘트리콜로’는 파키스탄에서 아동 노동 착취를 통해 이뤄졌다는 것이 폭로됐다. 이에 유엔아동보호기금과 ILO는 이를 아동학대로 규정지어 공개 해명을 요구했었다. 하루 12∼16시간씩 손가락 지문이 지워질 정도로 가죽조각을 기우는 10세 미만의 아이들. ‘아동노동추방’이란 로고가 새겨진 축구공을 기우 던 어린아이의 손이 눈에 선하게 보인다. 월드컵의 뒷모습은 비단 밖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월드컵을 앞에 두고 다른 나라에 잘 보이기 위해 생계를 위해 거리 노점상을 하는 사람들을 내몰고, 한국에 있는 불법 이주 노동자들에게 자진 신고를 명하는 등 ‘남에게 잘 보이기’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 세계는 2002 월드컵이란 흥분과 열광의 용광로에 들어서려 하고 있다. 우리는 그 뒷모습을 보지 못한 채 우리의 눈앞에 있는 현 상황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흥분과 열광의 뒤, 아동 학대, 생계 위협이란 이름을 달고 있는 월드컵. 한번 뒤를 돌아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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