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우리나라 대표 청정지역이라는 사실은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제주도는 급증하고 있는 환경문제로 인해 많은 고초를 겪고 있다. 돌, 바람, 여자가 많았던 제주도가 이제는 쓰레기, 자동차, 사람으로 넘쳐나고 있다. 특히 쓰레기 문제는 제주의 가장 큰 사회문제 중 하나로 손꼽힌다. 대다수의 도민들이 이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면서도 정작 일상생활에서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어 더욱 문제시되는 것 같다.

이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가장 청정한 공기를 자랑하던 제주의 대기환경에도 비상이 걸렸다. 도내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었던 한라산이 언제부턴가 희뿌연 먼지에 가려 자주 시야에서 사라진다. 불과 10년, 20년 전만해도 학교 건물 옥상에서 시내와 공항을 바라보면 항상 청명한 하늘이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못하다. 더 이상 청정 제주의 무한한 맑은 공기는 이제 옛말이 된 셈이다.

제주도는 신재생에너지 비율과 친환경 자동차 보급률이 국내에서 가장 높고, 공장, 발전소 등 고정배출원이 매우 적어서 오염물질의 배출량도 다른 도시에 비해 매우 적다. 반면 제주의 미세먼지(PM10과 1급 발암물질인 PM2.5) 농도 수준은 도시지역과 별 차이가 없을 때가 많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제주의 대기질은 지리적 위치상 중국의 대규모 오염원으로부터 수송의 영향이 매우 크다고 한다. 매년 중국발 스모그나 황사의 다량 유입으로 인해 미세먼지 농도가 자주 국가대기환경기준치를 초과하고 있으며, 도민과 관광객들의 건강과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미세먼지 주의보ㆍ경보 발령을 통해 제주의 대기수준이 매우 나쁨으로 보고된 바 있으며, 이는 최근으로 올수록 더욱 심각하다고 한다.

제주의 대기질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원인으로는 해마다 늘어나는 인구와 관광객 유입으로 인한 도시 팽창, 차량 및 항공기 이용 증가를 들 수 있다. 

도내 자동차 등록대수는 2010년에 비해 2019년에는 무려 2.5배에 달하는 60만 대 수준이며, 제주공항 이용객수도 2010년에 비해 2019년에는 2배가 넘는 3천만 명 이상이다. 도로 곳곳의 극심한 교통체증은 도민들의 불평ㆍ불만을 증가시키고, 차량 및 항공기로부터 지속적인 오염물질 배출 증가는 맑은 공기를 자랑해왔던 제주의 대기질에 적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제주의 대기질은 대도시에 비해 당장 어떻게 될 정도로 매우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오염물질의 외부 수송 등 기상조건의 영향과 인구 및 차량 증가로 인해 계속 나빠지고 있으며, 향후 점차 악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부산 등의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제주 역시 이제는 대기오염(특히 미세먼지)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점차 제주의 대기환경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환경보건정책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 문제점 해결을 위한 새롭고 획기적인 전략과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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