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 학생회, 사과문 통해 학생회비 일부 반환 결정
모든 재학생에게 학생회 구성 선거권 부여
온라인축제 상금 및 상품 비용 대폭 축소돼

교육대학 등대 학생회(회장 박성우)의 학생회비 과다계상 논란(본지 9월 23일자, 1025호)과 관련, 등대 학생회가 학생회비를 일부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학생회비 환불의 구체적인 금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등대 학생회는 “빠른 시일 내에 중앙집행부, 운영위원회와 세부 사항 논의 후, 구체적인 환불 금액은 추후 공지한다”고 밝혔다.

9월 27일 등대 학생회와 중앙집행부, 운영위원회는 학생회비와 관련해 긴급회의를 진행했다. 안건은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학생 자치 활동 축소에 따른 학생회비를 환불해야 하는가’와 ‘학생회비를 내지 않은 학우에게 학생회 관련 선거권을 박탈해야 하는가’다. 

여기서의 투표권은 체육대회 기간 투표와 같은 학생회 주관 사업 관련 투표권이 아닌 학생회장 선거와 같은 학생회 구성 선거권을 말한다. 첫번째 안건에서는 22명 중 찬성 20명, 반대 2명, 기권 0명으로 학생회비 일부 환불이 결정됐다. 두번째 안건에서는 22명 중 찬성 0명, 반대 21명, 기권 1명으로 모든 재학생에게 학생회 구성 선거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등대 학생회는 회의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에서 학생 자치 활동이 축소됨에 따라 학생회비를 일부 환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학생회비는 행사 진행비가 아닌 학생자치기구 운영 자금인 점과 2학기에 비대면 강의가 진행되더라도 학생 자치 활동은 지속된다는 점에서 전액이 아닌 일부 환불이 결정됐다. 

또한, 등대 학생회는 사과문을 통해 “학생회비 미납시 학생회 관련 선거 참여 불가에 관련한 자세한 설명이 부족했다”며 “이를 1차 납부 공지가 아닌 2차 납부 공지에만 명시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전했다. 

등대 학생회는 임기 시작부터 지금까지 실제 학교 운영과 괴리감이 있는 ‘제주교육대학교 학생회칙’을 현재 학교 운영과 상황에 맞게 ‘제주대학교 교육대학 학생회칙’으로 개정해 사용해왔다. 학생회칙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등대 학생회는 권리와 의무의 관계를 선후 관계 혹은 인과 관계로 판단했다.   

즉, 학생회원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다면 학생회원의 권리는 존재할 수 없다고 봤다. 2차 학생회비 납부 공지에 ‘학생회비 미납부 시 학생회 관련 선거 참여 불가’의 내용이 포함된 이유다. 

또한, 등대 학생회는 학생회비가 단순한 행사 참여비가 아닌 학생자치기구 운영 자금이라 여기고, 학생회비를 납부하지 않을 시 학생회가 기획 및 진행하는 행사뿐만 아니라 학생회가 주관하는 혜택, 복지 등에 제한을 두고자 했다. 이때 학생회 관련 선거도 학생회가 주관을 하고 있기에 학생회비 미납 시 제한을 두기로 했다. 

위의 두 상황을 고려했을 때, 등대 학생회는 두 가지 오류를 범했다. 첫번째는 의무와 권리는 선후 관계 혹은 인과 관계가 아니지만, 의무와 권리를 선후 혹은 인과 관계로 보았다는 점이다. 두번째는 학생회비 납부와 무관하게 우리 학교 재학생이라면 당연히 주어지는 권리와 학생회비 납부 시 주어지는 혜택과 복지를 같은 것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등대 학생회는 “의무와 권리의 관계를 선후 또는 인과 관계로 판단하고, 학생회비 납부에 따른 혜택 및 복지와 우리 학교 모든 재학생에게 주어지는 권리는 같다고 판단해 학우분들께 많은 혼란과 실망감을 드린 점은 죄송하다”고 말했다. 

전체 예산의 48%를 차지하던 온라인축제 예산도 삭감됐다. 기존에는 개강총회에서 예산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학우들의 질문을 받는 과정을 통해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했으나, 이번 학기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개강총회를 소집하지 못했다. 

등대 학생회는 “학우들의 의견 수렴 없이 온라인 축제의 상금 및 상품을 전체 예산의 48%로 책정한 것은 명백히 학생회의 잘못이며, 이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온라인 축제 예산과 관련해 재논의한 결과, 등대 학생회는 축제의 취지에 맞게 온라인 축제의 일부 콘텐츠는 유지하되 다소 높게 책정됐던 상금 및 상품 비용을 대폭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장기자랑 상금은 1등 3만원, 2등 2만원으로 삭감됐다. 다른 프로그램의 상금 및 상품 비용 또한 일부분 삭감됐다. 

A씨는 “학생들의 의견이 100%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일부분 받아들여졌다. 고쳐야 할 부분도 시정됐다”며 “앞으로 학생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소통하는 학생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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