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상 철 

지리교육전공 교수

한국이 출생통계를 최초로 작성한 1970년 합계출산율은 4.5명이었는데 점진적으로 감소를 보이다 2019년 0.92명을 기록했다. OECD 회원국가 중 최저이자 출산율 0명대를 기록한 유일한 국가가 되었다. 현재 인구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으로 보는데 한국은 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심각하게 낮은 수준이다. 출산율 저하를 막기 위해 정부는 21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나 거의 효과가 없다는 평가이다. 

인터넷에서 출산율이 낮은 순서를 검색해보니 싱가포르, 마카오, 타이완, 홍콩, 한국,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몬세라트, 체코공화국 순으로 낮게 나타난다. 한국은 다섯 번째로 낮다. 출산율이 낮은 이들 국가들은 소규모 도시국가 또는 섬지역 그리고 소련연방에서 독립하며 전환 경제를 겪고 있는 특이성을 보인다. 한국은 외부인이 보기에 아마 북한과 휴전, 핵무기 위협 등으로 출산율이 낮을 것으로 추정할 것이다. 한국의 낮은 출산율이 이러한 상황 때문이라면 설명이 되는데, 실제 그 이유가 아니어서 진단도 따라서 대책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핵무기는 위협으로만 그칠 수 있으나 낮은 출산율로 인한 인구 감소, 한국의 경우 인구 절벽은 피할 수없는 현실이다. 

인구 감소는 모든 분야에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다. 인구 구성에서 외국인 비중이 높아질 것이며, 교육 또한 시설과 내용 모두에서 변화를 필요로 할 것이다. 

인구 감소에 대처하는 그리고 인구 감소에 적응하는 논의가 모두 필요할 것이다. 인구 감소 대처 측면에서 출산율 저하 문제 그 자체에서 결혼자 비율, 생계와 경제, 삶의 목표 등으로 점차 넓혀 가며 거시적인 안목으로 볼 필요가 있다. 

국가 전체가 경제 성장을 위해 올인하며 한국 사회는 선진국 스트레스, 현실적이지 않은 이상향을 추구하며 경쟁을 과장하며 많은 것을 희생한 결과가 오늘의 모습일 것이다. 경쟁보다 공존의 가치를 확산시키며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지향하는 가치를 고려하는 고민이 필요하다. 대화를 통해 소통과 화해의 방법을 배우는 최소 단위 가구가 1인 가구 또는 반려동물과 구성하는 현실이 무언가 아쉬움을 남긴다. 

인구 감소에 적응하는 측면에서 역삼각형으로 변해가는 인구 구조는 아래로부터 우선 유소년 인구의 감소는 학교와 교사의 감소로 이어지고 점차 중-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올해 이미 수능 응시자 수가 대학 정원보다 적다고 하니 이미 나타나고 있다. 경제 운영을 위한 노동력 수요는 외국인 유입자를 증가시키고 있다. 우리도 본격적으로 다문화 사회로 변모하고 있기에 상호 공존을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교육 측면에서는 상호 문화 이해와 협업을 이끌어내는 인적관리 능력 배양이 무엇보다 중요한 주제, 분야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기득권자로 권한을 누리자는 입장이 아니라 선임자로 해외 유입자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관리자적 능력이 보다 중요해 질 것이다. 

제주는 무비자 제도를 시행한 후 2018년 예멘 난민 560여 명이 입국하며 ‘사건’을 겪었다. 이는 난민 수용에 대한 찬성과 반대 입장 대립이 한국 전체를 달구었다. 설문조사는 찬성과 반대를 묻는 이분적 문항으로 더욱 사회를 분열로 몰아갔다. 물론 극소수만이 난민 지위를 얻어서이겠지만 이제는 대다수의 관심 밖으로 사라졌다. 이렇게 뜨겁던 이슈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것은 무언가 아쉬움을 남긴다. 

난민을 수용했던 어떤 해외 소도시의 경험, 초기 찬성과 반대의 의견 대립은 있었지만, 초기 정착 이후 이질적으로 느꼈던 종교와 문화는 다양성을 더하고,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염려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시간을 두고 후속 조사를 진행하며 결과를 도출하는 냉철함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사를 다투는 힘든 사람들이기에 도와주어야 한다는 기본적 접근 그리고 찬성과 반대에 과도하게 에너지를 집중하기보다 이들의 적응과정을 지켜보며 대응, 적응하는 체계적인 접근이 인구 감소의 우리 현실에 더욱 관심으로 다가온다. 

최근 다행히도 글로벌에 잊혔던 로컬이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가능성의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제주는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은 출산율을 보이고, 다양한 이주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해외 난민 유입도 이제는 찬반이 아니라 힘든 사람을 도와줘야 한다는 기본적 자세를 가진다면 제주는 인구 감소 시대에도 성장에 성숙미를 더한 로컬로 진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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