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팬데믹을 겪으면서 삶의 양상이 상상치 못한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국가 간 입국제한 조치로 교류가 어려워지면서 세계 공동체의식은 약화되었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작업의 확대로 인간관계는 상대적으로 삭막해졌으며, 개인들은 자발적ㆍ비자발적 고립이 지속되면서 자기효능감(自己效能感)이 낮아지고 있다. 

팬데믹은 신세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전이었다면 학교에서 친구들과 우정을 쌓고 배움의 과정을 통하여 평생 추억거리를 만들었을 텐데 소중한 순간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안타까움과 함께 미안함을 지울 수 없다.

20학번 신입생들은 캠퍼스를 밟아 보지도 못하고, 교수님들과 동기들도 만나지 못한 채 비대면으로 한 학기를 보냈다. 멋진 대학생활을 기대하며 긴 시간 인내하고 공부해 왔을 그들에게 무어라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재학생ㆍ교수ㆍ직원들도 처음 겪는 상황에 당황하며 한 학기를 보냈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교수들이나 학생들 모두 비대면 강의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교수들은 지식특성과 전공에 따라 적합한 방법으로 수업하고 있으며 대면이 불가피한 강의는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하고 있다.

인간에게 배움이란 사회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으로, 개인은 배움으로써 자신을 성찰하고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참된 배움의 목표는 지식 습득을 넘어 만남 속에서 정서와 태도, 공감과 소통 능력 등 관계성의 원리를 배우는 데 있다. 오늘날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지만 여전히 배움의 중요성은 유효하다. 비록 비대면 강의라 할지라도 관계를 전제한 배움의 장에서는 지켜야 할 예절이 존재한다.

우선, 대면 강의실은 물론 캠퍼스에서도 마스크 끼기와 거리두기를 생활화하는 일은 팬데믹 시대의 기본이다. 혹시 하는 방심이 큰 사태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둘째, 화상 강의에서 마이크(오디오)와 화상(비디오)에 대한 사항이다. 강의 시작 전이나 휴식 시간, 서로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마이크를 꺼주는 배려가 필요하며, 상호 소통이나 토론을 위한 화상 강의에서는 화면에 자신을 보여주는 것이 예의이다. 그리고 강의 시간에 바른 자세로 집중하고 휴식 시간에 이동하는 모습은 가장 기본적인 존중의 태도이다. 셋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동영상, 자료 등 저작권을 보호하고 초상권을 침해하지 않는 일이다. 이는 교수와 학생 모두에게 요구되는 정보화시대의 에티켓이기도 하다.

현재 직면한 비대면 교육으로의 변화는 팬데믹 상황에서 불가피했지만 필연적으로 도달하게 될 길이었는지 모른다. 중고등학교 때 이미 인터넷 강의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비대면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대학에서의 배움은 교수의 수업권과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여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일이 핵심이다. 방법에서는 비록 지식특성과 전공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비대면 강의에서 기본예절을 지키는 모습이야말로 참된 배움의 자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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