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상 이 편집국장

2021학년도 총여학생회는 입후보자가 없어 보궐선거로 넘어가게 됐다. 

지금까지 제주대는 52대 총학생회, 35대 총여학생회까지 총학생회장과 부회장은 모두 남자였고, 당연한 얘기지만 총여학생회장과 부회장은 모두 여자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총여학생회가 폐지되거나 장기간 공석으로 남아있는 추세다. 우리 학교에서도 총여학생회를 폐지하거나 총여학생회를 총학생회 아래의 하나의 국으로 두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총여학생회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낮았을 때, 대학 내 소수자였던 여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할 자치기구가 필요하다는 데서 출발했다. 

‘다움’ 총여학생회는 기존의 총여학생회가 목표로 했던 ‘여성의 인권 향상’에서 ‘모두의 인권 향상’으로 소수자 인권을 포함한 더 포괄적인 범위의 인권 향상을 위해 일하고 있다. 

총여학생회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지금은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높아져, 학내 여학생 수가 증가해 이들의 목소리가 총학생회에서도 충분히 반영된다는 입장이다. 또 대학 내 인권의식 향상과 인권센터 등이 확대되면서 총여학생회의 존재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총여학생회 폐지 흐름의 배경에는 여학생 복지사업에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총여학생회의 투표권은 여학생에게만 있지만 총여학생회의 사업비로 사용되는 학생회비는 남학생도 납부한다. 학생회비를 내지만 투표권을 얻지 못한 일부 학생들은 생리통 자판기나 완화실 설치 등 총여학생회가 진행하는 여학생 복지사업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다. 

2019년 ‘여정’ 총여학생회는 아라대동제 당시 학생회 임원들끼리 생리통 완화실에서 영화를 보며 음주를 했다. 생리통 완화실은 여학우들의 생리통 완화를 위해 있는 공간이다. 학생들은 생리통 완화실을 사용목적 외에 개인적 용도로 이용함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총여학생회의 존페여부를 두고 많은 의견이 오갔다. ‘여정’ 총여학생회는 “운영시간 이외에 학생회 임원들이 임의로 판단해 학교시설을 본 목적이외에 다른 용도로 사용한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움’ 총여학생회의 주요 공약 중 하나는 ‘총여학생회 인식 실태조사’다. 총여학생회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학우들이 많다고 느껴지는 시점에서 총여학생회의 존폐 문제와 더불어 학우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볼 수 있는 기회다. 

총여학생회는 학생들의 필요에 의해 존재해야 한다. 총여학생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학우들의 기대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 

총여학생회의 존폐 여부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총여학생회가 위기에 놓여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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