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 개편 준비가 한창이다. 설문조사에 이어 의견수렴을 포함한 설명회도 이루어졌다. 교무처와 교육혁신본부 교육과정개편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새로운 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을 하고 있다. 좋은 결실이 있기를 바란다.

교육과정은 대학 본연의 교육 목표와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을 충족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해당한다. 주로 교과프로그램과 비교과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교과프로그램은 시대의 흐름에 맞는 수업 내용과 운영에 관한 것이다. 이에 비해 비교과프로그램은 수업 외적 요인이 강한 해당 대학의 문화와 전통 영역에 해당한다 할 수 있다. 이번 개편안 논의들을 들여다보면, 교과ㆍ비교과 내용이 다 담겨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수업과 관련한 커리큘럼들이 많다. 교과프로그램 개편에 무게에 맞추어져 있다고 하겠다.  

언제부턴가 대학 본연의 ‘전인적 교육’보다는 지금 시대가 필요로 하는 ‘실용적 요구’가 대학교육의 대세가 됐다. 융복합, 4차산업혁명의 필수역량 강화라는 이름으로 최근 들어 새로운 과목들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를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취업은 생계유지는 물론 인간의 자아실현 및 행복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 어떤 학문적 가치도 이를 넘어설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런 면에서 보자면 이번 대학교육 과정은 개편을 넘어 개혁이라도 해야한다. 교육과정개편위원회 활동에 대한 기대와 지지를 보내는 이유이기도 하다.  

교육과정개편위원회가 좋은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믿음과 그 수고로움을 알면서도 하나의 생각을 보태고자 한다. 교과프로그램만이 대학교육의 핵심이 아니라는 점이다. 수업이 아닌  비교과프로그램의 보유 여부가 대학의 수준을 가늠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동아리 활동, 학습연구회 운영, 학생들 간 유ㆍ무형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은 학생들의 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특히 도서관의 활용은 학생들의 지적, 사회적 성장의 지렛대라 할 수 있다. 도서관은 대학의 독서력과 지력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도서관 책 대출이 많은 대학이 좋은 대학이다. 학생들의 도서관 출입이 잦으면 학생들의 과제물이 튼실해진다. 그만큼 수업의 질도 올라가기 마련이다. 

최근 우리대학 도서관은 ‘밀폐형 공간’에서 ‘창의적 개방형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용자 중심의 학습공간, 안락하고 편안한 휴식공간도 마련했다. 자료 접근의 편리성, 학술자료 빅데이터 등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지식의 창출에 최적화된 조건을 갖추어가고 있다. 

이제는 도서관 공간에 주목하는 ‘인프라’ 구축보다 ‘활용’에 보다 신경 써야 할 때다. 교수는 물론 학생들 모두가 도서관을 즐겨 찾아야 한다. 도서관에서 강의실로, 연구실로, 동아리로 이어지는 ‘학습문화생활’의 길이 만들어지고 빈번한 왕래가 이루어져야 한다. 교육과정개편위원회가 좋은 제도와 방안을 마련함에도 도서관 활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으면, 그 개편은 실패로 귀결될 가능성이 높다. 도서관을 중심에 둔 교육과정 개편안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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