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하면 ‘지성의 장’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른다. 이러한 수식은 대학의 역할과 대학이 추구해야 할 이상향을 제시해 주는 나침반과 같다. 이는 학생들이 관심, 혹은 전공학문을 깊이 있게 탐구·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대학이 최대한 보장해줘야 함을 뜻한다. 지성의 함양을 위한 환경이라 함은 번지르르하고 화려한 겉치장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 학생을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이 연구 및 학습을 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자료와 시설이 적재적소에 부족함 없이 배치되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교내 서점 역시 예외는 아니다. 교내 서점은 도서관과 더불어 학생들이 학습에 필요하거나 교양 및 정서 함양을 위해 필요한 도서를 구비하는 곳이다. 도서의 판매라는 상업적인 측면이 부가되어 있기는 하지만, 학내에서 운영되어지는 곳인만큼 여타의 서점들과는 차별성을 띠어야 한다. 즉, 구성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그에 상응하는 정보와 물질을 제공해줘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대학 교내 서점의 모습은 어떠한가. 학우들이 교내 서점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현 교내 서점은 교재 판매를 위한 공간인 듯한 인상이 강하다. 해당학기 교재이외의 구비 도서는 그 종류와 양에 있어서 미비하기 그지없다. 따라서 학우들은 교재 구입 시에만 교내 서점을 이용하고, 일반 도서나 잡지 구입 시에는 학외 서점을 찾을 수밖에 없다. 협소한 공간 역시 구비 도서의 양을 한정시킬 뿐 아니라, 이용하는 학우들에게 불편을 제공한다. 편히 도서를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지 않은 곳에 학우들의 발길이 닿을 리 없다. 현 교내 서점은 교재 판매대 이상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이러한 이윤 추구에 급급한 운영은 무엇보다 독점 임대 운영이 가져온 결과라 할 수 있다. 타 대학을 살펴보면, 연세대와 고려대의 교내 서점은 검색시스템과 독서공간이 마련돼 있으며, 이화여대의 교내 서점은 넓은 공간과 다양한 비전공 서적을 구비하고 있다. 교내 서점이 학우들의 편의와 욕구를 수용함으로써 단순히 교재를 구입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학우들의 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우리대학 총학생회(이하 총학)와 본부는 곧 이전할 예정인 현 본관식당 공간으로 서점을 이전하고 학교직영으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 중이다. 또 총학은 학우들을 위한 할인 혜택과 사이버 운영 등 학우들의 편의를 고려한 개선안을 모색해 건의할 예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일방적인 요구나 결정에 그쳐서는 안 된다. 지속적인 협의과정을 통한 개선이야말로 교내 서점을 학우들을 위한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게 할 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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