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무국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해
다양한 청년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이야기
반기문 전 UN사무총장 깜짝 등장해 청년들 격려

>> 2020년 제15회 평화와 번영을 위한 제주 포럼

 

해마다 개최하는 제주포럼이 올해로 15회를 맞았다. 11월 5일에서 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이번 행사는 올해 처음으로 ‘제주포럼 청년의 날’을 개최했다. 청년 사무국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해 포럼을 이끌어 나갔다. 

첫 세션으로 청년 사무국 청바람의 ‘CODE BLUE: 지구를 심폐소생 하라’가 진행됐다. 청바람팀의 연극 영상으로 세션을 시작하고, 직접 기획한 클로징 퍼포먼스로 마무리하는 등 이전 제주포럼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운영방식을 도입했다. 두 번째 세션으로는 스뉴노멀의 ‘청년 뉴노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New 교육’이 진행됐고, 마지막 청년 사무국 세션으로는 정주행의 ‘어서와, 정주는 처음이지? 청년, 제주와의 상생을 말하다’ 가 개최돼 제주 청년 이탈문제를 논의했다.

11월 5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제주포럼 기념 JDC청년평화토크쇼가 진행되고 있다(왼쪽부터 방송인 조우종,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 네팔 청년 수잔 샤키야, 북한 출신 청년 유튜버 강나라, 러시아 청년 일리야 벨랴코프, ‘코로나맵’ 개발자인 이동훈 모닥 대표).

◇ 기후변화 피해 당사자인 청년이 목소리 내야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조규리 공동대표는 청년의 시선으로 바라본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청년활동에 관해 발표했다.

그는 “기후위기는 핵 위협과 더불어 인류를 위협하는 2대 과제이지만 여전히 많은 이들이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미래 세대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가 당사자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성을 알아도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느끼며 반복되는 이야기에 지겨움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피로감이 문제해결에까지 나아가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청년의 기후변화 활동에 대한 편견에 대해 이야기했다. 기특함, 스펙, 비전문가, 기성세대의 액세서리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청년들의 활동을 단순히 기특하게 바라보는데에 그치는 경우, 혹은 기후변화 활동을 대학진학 혹은 정계진출을 위한 스펙으로 바라보는 시선, 청년은 전문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들의 의견을 한 귀로 흘리는 경우, 청년의 ‘목소리’가 아닌 특정 ‘인물’에만 관심을 가지는 경우 등 청년활동을 향한 차별적인 시선에 대해 토로했다.

아울러 기후변화에서의 청년의 역할에 대해 말했다. 청년들의 목소리를 통합하고, 기후변화에 대해 토론하고 환경운동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환경운동에 기여하고 해결책을 나눌 수 있는매개체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일자리ㆍ임금, 문화여건 부족으로 제주 떠나는 청년들 

제주주민자치연대 박건도 참여자치위원장은 제주에서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살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제주에서 청년들이 불안한 상태가 그들의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 온 제주사회가 불안정하다는 의미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제주 청년인구는 12만 6109명으로 제주 총 인구의 18.8%이다. 제주 청년 순유입 인구는 2012년 이후 매년 증가하다 2017년을 정점으로 하락세에 있으며, 2019년 이후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그는 “고등학교 또는 대학교 졸업 이후 제주를 떠나 육지로 나가고 싶은 청년들(만19세~24세)에서 전출 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제주 이주열풍으로 제주를 찾았다가 다시 되돌아가는 이주 청년들(만25세~34세)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 대해 일자리와 임금 문제를 이유로 들었다. 2019년 기준 제주 청년의 고용률은 63.9%로 전국 평균(62.6%)을 상회하고 있다. 또한 비경제활동인구 비중은 30.4%로 전국 시도에서 다섯 번째로 낮다. 그러나 대부분의 청년들이 관광 서비스업, 공공기관 등에 종사하면서 일자리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또한 제주의 상용근로자 월급여액이 전국 최저(16개 시도/16위)임을 감안할 때, 제주 청년의 임금 수준도 유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에 비해 열악한 문화생활에 대해 말했다. 2017년 시행된 제주청년 종합실태조사에서 제주를 떠나고자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더 나은 여가-문화생활을 위해’라는 답변이 21.9%로 ‘더 나은 일자리를 위해’라는 답변과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제주는 수도권에 비해 다양한 문화예술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부족하다”며 “문화의 중요성과 이와 관련한 교육도 부족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방법과 이유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고 이를 위한 토대 문화도 형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한 지역문화(괸당문화)를 이유로 꼽았다. 제주청년종합 실태조사에 따르면 제주에 살고 싶은 이유 중 ‘부모님, 가족과 같이 살기 위해’와 ‘가족, 친구, 애인 등이 제주에 있어서’라고 대답한 비율이 62.5%였다. 그는 “아무래도 괸당문화라는 것이 제주에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포근함과 안정성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괸당문화의 폐쇄성과 강한 규범기준은 선주민 청년이 제주에서 활동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에 기반이 없는 이주민 청년들은 괸당문화의 폐쇄성과 배타성에 의해 제주 거주에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청년 공간의 활성화 필요를 내세웠다. 제주 시내 카페에는 청년들이 공부나 모임 등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는 “집, 일터, 학교, 도서관을 제외한 제3의 공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청년공간은 사회적으로 필요하기에 공공기관에서 보장해야 하는 권리로 봐라볼 필요가 있다. 최근 청년다락, 청년센터 등 청년공간이 공공기관에 의해 생겨나고 있지만 여전히 청년들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에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한 청년 거주 문제를 인구위기에 중점을 두기보다 ‘청년의 삶’에 초점을 둘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주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들을 데려와야 한다는 것에서 출발하지 않고 제주에서 청년들이 어떻게 불안에 떨지 않고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각각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을 넘어서 청년들이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그러한 공론의 장을 형성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황리에 마무리 된 제주포럼 

제주포럼 청년 사무국의 세션이 끝난 시점에는 반기문 제8대 UN사무총장이 제주포럼 청년 사무국을 격려하기 위해 깜짝 등장했다. 반기문 총장은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지도자를 만나기 위해 왔다”며 제주포럼에서 처음으로 개최하는 청년의 날을 축하했다. 아울러 미래의 주역이 될 청년들이 시야를 넓게 가져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미래를 준비하기를 당부했다.

이어서 진행한 제주포럼 기념 JDC청년평화토크쇼에서는 ‘평화롭고 포용적인 사회구현을 위한 청년들의 역할’을 주제로 개최됐다. 문대림 JDC 이사장의 환영사에 이어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축사가 진행됐다. 곧바로 ‘순이삼촌’ 저자인 현기영 작가의 제주4ㆍ3에 대한 평화 강연이 진행됐으며, 빅데이터 전문가인 송길영 바이브컴퍼니 부사장(전 다음소프트 부사장)의 ‘팬데믹 시대의 평화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주제로 한 강연이 펼쳐졌다.

토크쇼의 마지막은 제15회 제주포럼 JDC 청년평화선언문이 발표됐다. 선언문에는 지속 가능한 평화구축에 힘쓰기 위해 교류와 협력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미래의 평화를 이끌어 가기 위한 청년의 역할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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