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현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일상이 많이 바뀌었다. 사람들 간의 접촉을 피하도록 유도되며 자연스럽게 사람 간의 만남이 줄었다. 마스크를 항상 끼고 다니고, 일과 경제활동도 비대면으로 하는 것이 이제는 당연한 모습이다. 어느새 ‘언택트‘라는 단어가 우리 사이에 녹아들었다. 하지만 사람을 만나는 일이 점점 어색해지는 것은 조금 안타깝다. 대화가 온라인 메신저로 대체되고, 인터넷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지만, 점점 우리는 주위 사람들에게 무덤덤해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노래 ‘홍연’ 가사에는 “세상에 처음 날 때 인연인 사람들은 손과 손에 붉은 실이 이어진 채 온다 했죠”라는 부분이 있다. 사람과 사람 간에는 붉은 실로 이어져 있다는 의미다. 이게 아주 틀린 이야기도 아닌 게, 실제로 우리도 붉은 실과 실로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바로 헌혈 이야기다. 

헌혈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생명을 사고팔 수 없다는 인류의 공통된 윤리에 기반해, 아무 대가 없이 자신의 혈액을 기증하는 사랑의 실천이자, 생명을 나누는 고귀한 행동이다. 혈액은 아직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고, 대체할 물질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추위까지 겹치며 혈액 보유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한적십자사가 발표한 헌혈보유현황을 보면 코로나19 이후 모든 혈액 보유량이 5일분을 밑도는 수준이다. 매일 같이 혈액수급 위기단계인 것이다. 왜 항상 혈액이 부족할까 궁금증이 든다. 

첫 번째 이유는 혈액 제제는 혈액형별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혈액을 수혈할 때는 ‘ABO 혈액형’과 ‘Rh혈액형’이 모두 일치해야 몸에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 두 번째 이유는 혈액 제제에는 사용 기한이 있기 때문이다. 혈장 제제는 1년으로 사용기한이 길지만, 전혈 제제와 적혈구 제제는 채혈 후 21일간 사용이 가능하며, 혈소판 제제는 불과 4일밖에 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혈이 필요한 환자에게는 누군가의 헌혈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다. 

가끔씩 학생회관 옆을 지나가다 보면 헌혈버스가 와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버스 옆을 지나가는 학생은 많지만, 막상 헌혈버스에 오르는 학생은 잘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로 기피대상이 된 헌혈이지만, 코로나19 극복을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어려운 환자를 위해 손을 거들어야 한다. 

이제 곧 겨울이 찾아온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헌혈. 온기가 점점 사라지는 시대에 우리 모두의 헌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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