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제주대학교에 입학했을 때가 기억난다. 

제주대가 중산간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 한 채 두꺼운 옷을 챙겨가지 않은 것. 그래서 한동안 매서운 제주 바람에 고생했던 것. 너무 추운 나머지 어깨를 웅숭그리고 다녀서 담이 올 것 같았는데 그런 정신없는 상태로 교내에서 눈에 들어오는 대부분의 나무들은 나뭇잎이 새파랗게 활기차게 서 있던 것과 그 모습을 보고 더욱 추위를 느끼고 떨었던 것까지. 

시간이 지나 봄이 되자 교내 곳곳을 분홍빛으로 물들인 벚꽃과 새초롬한 연둣빛으로 익은 꽃봉우리들이 자주 눈에 띄는 것을 봤다. 그제야 교내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있다는 걸 알았다. 가끔 시간이 남아 학교 안을 걷다 보면 웅장할 정도로 큰 나무와 특이한 식물과 공생하고 있는 다양한 나무들을 볼 수 있었다. 그 모습들을 열심히 사진으로 남기긴 했지만 그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것을 지도로 기록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제주가 고향이 아닌 나로서는 한국의 남부지방 또는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나무들이 신기하고 독특했다. 제주대학교 내에는 정말 다양하고 아름다운 나무들이 있고 그 나무들을 통해 지역성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찾아보니 제주대학교 내의 나무, 식물을 대상으로 만든 지도는 없는 듯했다. 그래서 졸업하기 전까지 만들어보자 다짐했고 그 이후로 1년 1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지도는 80% 정도 완성됐다. 아직 나무에 대한 추가 설명이 더 필요한 상태지만 어느 위치에 어떤 나무가 있는지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게끔 제작했다. 

이 지도를 통해 교내에 어떠한 나무가 있는지 알고 식물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제주대학교의 나무 중 주목할 만한 것은 교목인 비자나무이다. 특유의 톡 쏘는 향이 좋기로 유명한 나무다. 제주대학교 내에 있는 비자나무들은 높이가 작은 편이라 큰 모습을 상상하기 힘들 수도 있겠지만 비자림에 방문한 경험이 있다면 알 것이다. 비자나무는 높이가 약 25m까지 자라고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키가 1년에 1.5cm밖에 자라지 않고 지름은 100년이 지나도 겨우 20cm 정도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래서 나뭇결이 고와 목재로 많이 사용하는데 특히 이 나무로 만든 바둑판을 최고급으로 여긴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비자 열매는 식용유, 머릿기름, 등유, 약용으로 사용된다. 이모저모 쓰임새가 많다. 

제주대학교 아라캠퍼스 식물지도 주소 : www.bit.ly/368iW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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