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사평

 진관훈 심사위원 제주테크노파크 수석연구원

예상대로 작년에 비해 올해 백록학술상 응모 논문 수가 많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과들이 대면수업은 물론 사회조사나 현장조사를 다녀오지 못한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당 백 이라도 하려는 듯, 응모 논문 모두 탁월하거나 우수했다. 오히려 ‘학부 수준에서 최신 툴을 이용하여 이 정도 수준 높은 연구결과를 내놓을 수 있나’ 싶을 정도였다. 연구 주제의 참신성과 조사방법의 적절성, 타당성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필자 개개인의 문제의식과 이를 뒷받침하는 학문적 열정과 끈기가 돋보였다. 

각종 난개발, 농촌 고령화, 농업기술의 변화, 토지이용방법과 재배작물의 변화 등에 따라 제주밭담이 훼손되어 본 모습을 잃어버리고 있다. 바로 이 점이 “제주밭담 인식 실태조사”가 갖는 문제의식이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제주밭담을 보존하기 위한 실질적인 보전 계획’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제주 어느 곳에서든 볼 수 있고 제주 고유의 재산이라는 특성을 지닌 제주밭담에 대해 제주밭담을 소유하고 있는 지역주민 뿐 아니라 제주에 살고 있는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이 요구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제주대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와 제주밭담의 개발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도청과 평대리 마을주민들을 심층면접 조사했다. 이 조사를 바탕으로 필자는 제주밭담의 보존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또한 제주밭담을 보존하기 위한 개선점을 제언하고 있다.

다음으로 “조선시대 제주 여성의 공동체 조성과 변화 : 제주 여성 공동체와 유교의 병존양상을 중심으로”는 “유교와 여성 공동체적 요소들의 병존(竝存)”에 주목했다. 제주 신화는 기존 여성 공동체가 만들어낸 민속 신앙적 요소와 유교적 요소가 동시에 존재하는 양상을 띤다. 조선시대 제주 사회에서 존재하는 여성 공동체성을 보이는 이들이 외부에서 유입된 유교와 서로 어떤 영향을 끼치며 공존해왔는지를 살펴보면, 이후 시대에 등장하는 여성 공동체의 변화에서도 이를 적용해볼 수 있다. 필자가 오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자는 제주 여성신화의 특징을 살펴본 뒤, 유교사회가 이입됨에 따라 어떻게 변용(變容)되는지를 설문대할망 사례를 중심으로 고찰했다. 또한 해녀와 초알일별급 사례를 통해, 여성 공동체가 유교 사상이 이입(移入)된 사회 내에서 어떻게 대응해나가는지에 대해 그 변화과정을 살펴보았다. 제주 여성 공동체 문화가 유교문화를 변용되는 과정을 서술해야 논문의 주제와 내용이 연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연구를 차분히 정리했고, 제주여성신화와 해녀문화를 연결시키고자 한 의도는 충분히 인정받을 만하다.

“언어 빅 데이터를 활용한 코로나 19 전후 제주 관광 인식 비교 연구: 소셜 네트워크 분석을 중심으로” 연구는 현 제주관광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시의성과 적절성이 돋보이는 논문으로 평가된다. 

언어 빅 데이터를 활용한 소셜 네트워크 분석을 통하여 코로나 전후의 제주관광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려 한다. 

이 연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제주 관광에 대한 인식을 다각도에서 바라보고 더 나아가 대비책 마련 및 정책 제언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제주관광이 걸어갈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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